이번 사태에 대처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방식은 각기 달랐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자 이들은 친박(친 박근혜)계와 비박계로 나뉘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태흠, 김현숙 의원은 즉각 유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민식 의원은 재선의원들의 긴급 모임을 주재하며 대책을 논의했고, 이들은 유 원내대표의 '산소호흡기' 역할을 했다.
사태가 계파 갈등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한 목소리도 있었다. 이노근 의원은 "잘잘못을 따지는 비판은 가능하지만 내부에 공격할 에너지를 야당에 해달라"고 요청했고, 강석호 의원은 대통령과의 소통 문제를 지적하며 당 지도부와 정무특보를 질책했다. 결국 의총은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에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향후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고 몸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눈길은 다시 청와대로 쏠린다.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심기 살피기가 시작된 것이다. "청와대의 추가적인 행동(액션)이 없기를 바란다"는 당직자의 말이 절절하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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