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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순재 신한카드 FD팀 차장

-포스단말기 이용한 수법 처음 잡아내
-부정사용 예방하는 새 솔루션 도입
-보안 위해선 해킹 없는 IC카드로 바꿔야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2007년 어느 날 경상남도 창원의 한 주유소, 송순재 신한카드 FD팀 차장은 신용카드 부정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송 차장은 이전 사고들과 마찬가지로 위장 취업을 한 아르바이트생의 소행일 것으로 예상했다. 2000년대 중반 식당이나 주유소에 취업해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때 몰래 스키머 같은 기계를 통해 카드번호나 유효기간 등을 찍어내 유출시키는 방식이 유행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현장을 확인해도 증거가 없었다. 당황한 송 차장은 포스(POS) 단말기를 들여다봤다. 시스템을 점검해보니 포스 단말기에 악성코드가 들어 있었다. 송 차장도 처음 보는 형태였다. 원격으로 카드 정보를 갖고 갈 수 있도록 마치 바이러스처럼 프로그래밍 돼 있었다.

"문제는 카드 뒷면에 있는 마그네틱 띠였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 마그네틱 검은 띠 안에는 카드번호나 유효기간 등 각종 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저장돼 있습니다. 마그네틱 카드를 단말기에 긁는 순간 카드 정보가 그대로 포스 단말기에 저장되는데 악성코드가 자동으로 이를 유출시켰던 거죠."
그때 송 차장은 포스 해킹 사례를 처음 봤다. 국내에서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신종 사건이었다. 송 차장은 "갈수록 카드 유출 사고 형태가 진화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부정사용을 예방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경쟁 관계에 있지만 부정사용방지에 대해서는 공존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송 차장은 부정사용 사고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도난과 분실 형태의 위변조가 꾸준히 증가했다. 전문 절도범이나 소매치기가 카드를 훔쳐 이를 사용한 것이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포스단말기 해킹을 통해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주로 발생했다. 최근에는 은행 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한 사고가 다량 발생하고 있다. 송 차장은 "한 번 사고를 낸 사람들은 걸리기 전까지 같은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면서 "원인이 밝혀지면 바로 방어체계를 만들고 범인을 검거하기 때문에 발생 건수는 급격하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최근 ATM을 통한 부정거래 사건은 카드사가 구축해놓은 부정사용방지시스템(Fraud Detection System)을 통해 덜미가 잡혔다. 범인들은 자동화 코너의 ATM 카드 투입구에 셀로판테이프처럼 붙이는 형태의 카드 정보 복제기를 설치하고 우측 상단에는 초소형 카메라를 달아 정보를 유출시켰다. 빼돌린 정보를 이용해 카드를 복제한 다음 범인들은 대만 등에서 돈을 인출했다. 돈을 빼내는 과정에서 FDS를 통해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생했음을 인지한 카드사는 바로 카드 사용을 중지시켰다. 송 차장은 "부정사용에 이용된 카드가 일정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회원들의 것이었다"면서 "은행에 협조 요청을 했고 카드가 모두 같은 ATM에서 사용됐다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송 차장은 보안을 위해서 IC단말기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IC단말기와 IC카드를 위조한 부정사용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IC단말기는 카드 결제시 IC칩에 있는 정보를 읽어 들이는데 이는 대부분 암호화 돼 있다. 설령 정보를 빼냈다 하더라도 이를 읽어 들일 수 있는 특수 장비가 있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송 차장은 만약 자신의 카드로 모르는 결제가 승인됐다면 재빨리 카드사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 차장은 "해외에서 전화통화가 어렵다면 현지 경찰에 신고하던지 의사소통이 안 된다면 대사관에 협조 요청을 해야 한다"면서 "카드를 정지시키는 것은 대리인 접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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