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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野 구원투수로 등판한 돈키호테 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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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7일 제1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 신임 원내대표가 난마처럼 꼬여있는 국회, 4월 재보선에서 참패를 거뒀던 새정치연합을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왼쪽)와 이종걸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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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져 있듯이 이 원내대표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후손이다. 우당 선생은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 부어 독립운동기지 건설에 매진했을 뿐 아니라 독립운동 과정에서 일본 경찰의 고문이 목숨을 잃었던 애국지사다. 우당 선생의 집안사는 곧바로 우리나라 독립투쟁사의 일부가 될 수 있을 만큼 독립운동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의원은 편한 자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담담하게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안에는 갓 태어나 강보에 쌓여 만주를 건너는 아이의 이야기에서부터 독립운동 과정에서 고문과 가난 등 고초를 겪었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의 삶은 불의를 보면 상대가 얼마나 막강하든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돈키호테와도 같은 삶을 살아왔다.
고등학생시절부터 유신정권에 맞섰으며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노동자들의 야학 선생님으로 활동했다. 변호사가 된 이후에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그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등 굵직한 시국사건에서부터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과 같은 인권관련 문제에 이르기까지 변호사로서 맹활약을 벌였다.

1999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16대 총선에서 안양 만안구에 출마해 당선되어 이 지역에 내리 4선에 당선됐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당시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았으며, 여당이 된 뒤에는 열린우리당의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는 등 주목받는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그는 정세균 당의장의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차출에 연판장을 돌려가며 정면으로 맞선 이후 주류에서 밀려나 비주류의 길을 걷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번 10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평소 지각이 많다는 점을 스스로 거론하며 '정각 종걸'이 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스로를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 등 온건한 모습을 보이는 그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2009년 장자연리스트 파문 당시 이 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리스트에 포함된 실명을 공개했다. 당시 그가 공개한 명단에는 조선일보 사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조선일보와 명예훼손 소송으로 맞붙어 4년간의 법정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소송에서 패소한 조선일보는 2013년 4월 모든 소송을 일괄 취하했다.

2008년 국정감사 당시에는 이 원내대표는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앞에 둔 자리에서 "장관 차관 줄줄이 기대하고 있는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이고 졸개들이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도 그는 "표현이 거칠긴 했어도 소신"이라며 사과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같은 모습 때문에 그는 강성 원내대표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원내대표는 부드러운 외모와는 달리 낙수가 물을 뚫는 것처럼 끈질긴 의지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통상 3선 의원이 맡는 걸 당연시하는 원내대표를 4선 의원이 사실상 4수까지 감행하면서 기어이 쟁취했다는 것은 그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의 최종 학력 서울대 공법학과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성균관대 행정학과 입학과 중퇴, 서울대 국사학과 입학, 서울대 공법학과 학사 편입 등 군생활을 포함해 12년간의 대학생활이 담겨있다. 그는 재학 중에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학과에서 수석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그는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결혼식 당시 축가를 연주할 정도로 수준급 피아노 솜씨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예원중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재보선 참패 이후 사분오열된 당 수습 등의 중책을 맡게 됐다. 원내대표라는 고지를 이뤘지만 기쁨을 만끽할 시간도 없이 새로운 전장을 향해 달려가야 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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