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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타로증시]높은 '탑'위에 선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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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최근 증시가 단기 급등세에 대한 후유증에 조정을 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점에 서있다보니 급락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지수 고도에 따른 '고산병'으로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지만 실제 불안감을 부르는 이유는 따로있다. 현재 지수가 피라미드형으로 탄탄한 기반아래 올라온 것이 아니라 빈약한 펀더멘탈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피사의 사탑'과 같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타워(tower)카드는 이러한 불안감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좋은 카드다. 그림에 등장하는 탑은 성경 속 하늘의 노여움을 받아 무너졌다는 '바벨탑'을 상징한다. 인간이 신에 도전하기 위해 계속 높여세우던 바벨탑은 카드 속 벼락으로 상징되는 신의 노여움으로 무너진다. 신이 이후 인간의 말을 모두 달리 만들어 인간들을 사방으로 흩어지게 해서 이후 다시는 이런 탑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성경 속에 나온 이 바벨탑은 신화나 전설 속에만 나오는 탑은 아니다. 기원전 6세기 신바빌로니아 왕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수도 바빌론에 세운 실제 있었던 탑으로 바빌론의 공중정원과 함께 기원전 중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였다. 하늘에 닿을듯한 높이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집트 피라미드보다는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신바빌로니아 왕국이 훗날 멸망하면서 함께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피라미드보다 낮은 높이지만 고대인들이 이 바벨탑을 불안하게 봤던 것은 그 생김새 때문이다. 탑은 보통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로 세운다. 주변에 다른 건물들에 비해 유난히 높으면서 또한 좁은 지반 위에 높게 지은 건물이기 때문에 지진 등 천재지변이나 적의 공격에 취약하다. 대부분 적군을 감시하기 위해 지어졌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공격을 받아 전쟁이 나면 보통 첫번째로 무너지는 건물이기도했다.

적의 공격을 받아 무너지기 쉬운 건물인만큼 피해를 막기위해 보통 주변에 부속건물들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탑은 외로움도 동시에 상징한다. 신흥국 증시 내에서도 지난 4년간 외면받다가 갑자기 유동성이 밀려오는 국내증시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증시, 특히 코스피의 경우에는 아직 이런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고도까지 올라가진 않았다고 보고있다. 연초 이후 30% 이상씩 급등한 러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등 고위험 신흥국 시장들에 비해 여전히 10% 남짓 올라간 코스피는 상승여력이 높고 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도 더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 등 불안한 이벤트들이 일단 지난 이후에 선진국에 집중됐던 유동성이 얼마나 신흥국으로 더 확산될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여전히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그동안 소외됐던 한국과 펀더멘탈이 양호한 인도 등 일부 아시아국가로의 자금유입 집중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유동성 장세가 신흥국 시장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았던 국내증시에 대한 '높이맞추기'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는 만큼 타국 증시의 등락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위험성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가 올라가면서 무조건 글로벌 증시와 수익률 간극이 좁혀지는게 아니라 많이 올랐던 증시가 하락하면서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버블의 진원지들로 알려진 선진국 및 일부 신흥국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반전되면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의 강세도 일단락될 수 있기 때문에 유로존의 국채금리와 중국 상하이지수 움직임등을 통해 글로벌 증시의 고점을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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