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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혁신 3대 키워드]'은행-산업자본 각방쓰기' e시대엔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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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중심 금융환경 시대, ICT기업 인터넷은행 설립 길 막혀있어

[임종룡 혁신 3대 키워드]'은행-산업자본 각방쓰기' e시대엔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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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선 그동안 견지해왔던 은산분리 규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금융권과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0여년째 이어져온 규제가 풀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서다. 정보통신(IT) 기술을 중심으로 한 금융환경 변화가 은산분리 규제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은산분리는 산업 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게 골자다. 그동안 간혹 은산분리 완화가 시도됐지만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가로막혀 왔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국가라는 미국도 은산분리 원칙만은 5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은산분리 완화 카드를 금융당국이 만지작거리는 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서는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 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는 4%다. 다음카카오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길이 막혀있는 셈이다. 조정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있는 일반 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유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은산분리 완화는 기업의 은행지분 보유한도와 산업자본의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선 지분 보유한도는 30%까지 높이되 재벌의 진입 금지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최근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 세미나'를 통해 은산분리 완화라는 화두를 던져놓은 만큼 시장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은산분리 완화는 은행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꼭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느냐는 주장이다. 미국은 은산분리 규제가 강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들은 주 또는 연방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됐는데 대부분 미국 저축기관감독청(OTS)에서 저축은행 인가를 받았다. 국내도 일반 기업의 저축은행 진출은 가능한 만큼 미국 식을 택하면 은산분리 완화를 하지 않고서도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가 가능하다.

정부 역시 플랜B로 미국 식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가 사회적 반발이 심한 만큼 무산됐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다. 이 과장은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이 안 될 경우 저축은행법 개정이나 기존 은행법 체계 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설사 은산분리가 완화되더라도 사실상 ICT 기업을 위한 특혜성 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삼성과 현대 같은 재벌의 진입은 막은 채 다음카카오나 네이버 등 ICT 대기업의 진입은 허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최저자본금이 500억원~1000억원으로 언급되는 상황에서 일부 ICT 기업들만이 은산분리 완화의 과실을 누릴 것이란 말이 나온다.

당장 은산분리를 완화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적실성 여부를 판단하자는 의견도 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은행법으로 진출이 가능한 보험사,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들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우선 기회를 주고, 시장 추이를 지켜본 후 산업자본을 유인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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