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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믿기엔 수상한 '대중교통 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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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적자' 때문에 버스-지하철 요금 올린다는데..."원가 검증 제대로 안 됐다" 반발 높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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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방침에 시민의 볼멘소리가 높다. 시는 버스 150~200원, 지하철 200~300원의 범위에서 각각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 서민의 발인 마을버스를 비롯해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등도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상의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는 막대한 적자를 이유로 대고 있다. 지난해 지하철은 4200억원, 버스는 25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2012년 2월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한지 3년이 지나 인건비 증가분 인상 요인이 누적됐다는 점도 들고 있다.
하지만 66개의 시내버스 업체들이 제출한 비용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느냐는 의구심이 많다. 시는 2004년부터 '준공영제'로 운영되기 시작한 후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적자분을 업체에 보전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업체들이 제출한 운송원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준공영제 도입 당시에도 시의회 등에서 시내버스 사업주 측이 주장하는 운송 원가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으니 직접 버스 노선을 하나 만들어 운영해 본 후 이를 원가 산정의 기준으로 삼자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기름값ㆍ운전사 노임 등 11가지 항목에 걸쳐 '표준원가' 개념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항목별 비용이 실제 시장 가격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집행은 제대로 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조사된 적이 없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원가 계산에 포함시키기 위해 버스 숫자를 늘리려 하고 있으며 폐차 직전의 차량으로 명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차량을 만들어 놓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버스 운전기사에게 정비직을 겸직시키거나 사내에 간이 정비공장을 운영하면서 부품 값ㆍ정비 비용을 떼어먹는 등 원가 부풀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더구나 당국의 관리 소홀까지 더해지며 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12년 감사 결과를 보면, 시는 운송수입금의 범위를 정확히 정해놓지 않아 각 회사들이 중고차량 매각대금 연간 평균 27억원을 가져가도록 방치했다.

지하철의 경우도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에 대해 반론이 나온다. 시의 집계에 따르면 무임승차 증가와 무료 환승제로 인해 서울메트로의 경우 1740억원, 도시철도공사는 1140억원을 손해봤다. 이는 지하철 적자 총액의 67.8%에 달한다. 하지만 노인의 무임승차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지하철 운행 배차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비용 지출은 그대로다. 무임승차 철폐로 다소의 수익이 늘어날 지는 모르지만 이동이 어려운 서민층 노인들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부정적 효과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교통본부 관계자는 "버스업체들의 회계 감사를 통해 원가를 검증하고 있으므로 큰 문제가 없다"며 "문제가 된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버스기사 채용 비리 방지, 정비직 고용 최소 기준 마련, 예비차량 운용방식 개선 등 꾸준한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상철 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회계감사는 말 그대로 장부상 숫자를 맞추는 행위일뿐 제대로 된 원가 검증을 하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현재의 서울시의 대중 교통 요금 인상 방침은 그동안 원가 공개를 하지 않은 점을 볼 때 검증받지 못했고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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