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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으로 돌아온 정경화 "정치는 변하지만 예술은 꾸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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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사태에 대해 언급 "예술에 정치가 관여해선 안된다"

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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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레벨(수준)은 국제적으로 톱이다. '톱'의 기준은 소리에 있다. 동생(정명훈 지휘자)이 서울시향을 지금까지 10년 해왔는데, 강산을 변하게 한 정도가 아니라 에베레스트를 쌓은 정도로 소리와 실력을 높였다. 국내에서 서울시향의 음악을 아끼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에 정치가 관여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67)가 최근 서울시향 사태에 대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서울시향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음악을 성장시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6일 오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그는 "정치는 변하지만 예술은 꾸준하다"며 "음악 실력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향) 문제가 잘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경화는 정명훈(62) 지휘자의 친 누나로, 첼리스트 정명화(71)를 비롯해 삼남매가 '정트리오'로 활약하기도 했다. "'트리오'는 언제 하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우린 각자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도 정경화는 동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음악의 위대함이나 깊이를 터득했기 때문에 항상 나는 모자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늘 완벽주의자로 연습을 하는데, 동생은 나보다 두 배는 더 노력했다."

늘 엄격할 것만 같은 정경화는 의외로 장난기도 많은 모습이다. 지난 1일에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은퇴 발표'를 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곧 "에이프릴 풀, 오늘은 만우절"이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은퇴'에 대해 묻자 "지난 공백 기간 동안 저절로 은퇴했기 때문에, 지금은 은퇴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공연이나 연주는 기가 막힌 '축복'이라고 생각해 최고의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우절 이벤트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재밌는 얘기를 잘 하고, 사람들 웃기는 걸 좋아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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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는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의도치 않게 5년 넘게 연주 활동을 접었다. 이후 2011년 극적으로 다시 무대에 서게 됐으며, 2013년에는 15개 도시 아시아 순회연주를 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런던 복귀 공연에서는 어린이 관객이 계속 기침을 하자 '아이가 좀 더 큰 다음에 데리고 왔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현지에서 논란이 있기도 했다. 정경화는 당시 상황에 대해 "현재 영국에서는 공연장에 갓난애도 데리고 올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진짜 음악을 즐기는 관중들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다. 예술은 항상 그 매너나 집중력을 옆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8일과 30일에는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2년 만에 정기공연도 가진다. 첫째 날에는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의 최고봉 제9번 '크로이처'와 제5번과 제7번을 준비했고, 둘째 날에는 '크로이처'와 함께 포레와 그리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정경화가 연주 무대에서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크로이처'를 젊을 때 연주하는 것과 칠십을 바라보는 지금 연주하는 것은 비교할 수가 없다. 지금 내 나이에 새 프로그램을 준비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옛날에는 스승들이 나이가 들면 한 가지 프로그램만 연주했다. 지금은 젊은이나 노장이나 레퍼토리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안산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초청해 추모음악회를 열었던 그는 "세월호 뿐만 아니라 어디든 아픔이 있고 위로가 필요한 곳이라면 찾아가서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가락 부상 이후 그가 가장 우선시하게 된 것이 바로 '봉사'와 '후진양성'이다.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아프리카나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고, 또 20대 젊은이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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