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타이어업체 '꿀꺽'=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켐차이나는 피렐리의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회사 캄핀으로 부터 지분 26.2%를 18억유로(미화 19억달러)에 넘겨 받기로 합의했다. 이후 올 여름까지 피렐리 나머지 주식 전체를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15유로에 사들이기로 했다. 피렐리 인수 규모는 전체 71억유로(약 8조5000억원)가 된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지난 3년 사이 단행한 해외 기업 M&A 가운데 이번 거래는 규모가 가장 크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12년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캐나다 석유업체 넥센 인수를 위해 150억달러를 투자한 것이 현재 최대 규모 국유기업 M&A 기록으로 남아 있다.
켐차이나는 지분 인수 후에도 트론체티 프로베라 피렐리 최고경영자(CEO)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밀라노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 운영도 그대로 유지된다.
WSJ은 이번 인수가 CNTR의 타이어 제조 기술력과 중국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산 타이어의 유럽 시장 판로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타이어 수출은 현재 미ㆍ중 무역 관계 충돌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어 유럽 시장으로의 판로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다.
피렐리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다. 피렐리의 최대주주인 캄핀은 성명에서 이번 M&A로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중국에서 피렐리의 입지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시장 입지 확대로 산업용 타이어 판매 규모가 연간 1200만개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렐리는 현재 아시아 시장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미쉐린 등 경쟁사들을 견제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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