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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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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 견인한 PC용 D램 수요 증가세 꺾일 전망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황을 이끈 PC 수요 증가세가 올해는 한풀 꺾이면서 반도체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업체간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치킨게임'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상 밖으로 높았던 PC용 D램 수요는 올해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호황의 일등공신은 PC용 D램이었다. 2014년 D램 수요는 전년 대비 115억기가비트(Gb)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모바일용은 68억Gb→68.6억Gb, 서버용은 14억Gb→18억Gb, PC용은 3.5억Gb→15.1억Gb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PC용 D램의 성장폭이 가장 컸던 것이다.

당초 수요가 낮을 것으로 내다봤던 PC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체 D램 시장도 기대 이상의 호황을 누렸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고공 행진으로도 이어졌다.

특히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누렸다.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 D램과 서버용 D램에 집중하면서 SK하이닉스가 PC용 D램 판매를 늘린 것이다.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조1095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일각에서 올해 반도체 업계의 실적을 우려하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다. 지난해 PC용 D램 수요가 예상 밖으로 높았던 '이변'이 올해도 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도체 업계가 D램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S3라인을 D램 용도로 변경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을 생산하는 M14라인 신규 공사를 진행하고 마이크론도 D램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글로벌 D램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74%에 이어 올해 22% 가량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은 공급을 축소해 가격을 방어한다는 방침이지만 만약 하반기 수급이 악화되면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럴 경우 지난해 PC용 D램 판매로 수혜를 본 업체들부터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D램 1위인 삼성전자와 2, 3위 업체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후발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D램, PC D램, 서버 D램 양산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20나노 D램을 각각 오는 3월, 9월께 출시될 갤럭시S6, 아이폰6S(가칭)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아직 20나노 기술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내에 20나노 초반 D램을 양산하고, 연말에 20나노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29나노 공정이 주력으로 25나노 공정 전환에도 애를 먹는 중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D램 시장을 공략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중저가 시장을 주력으로 공략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후발업체의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모든 D램 업체가 탄탄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PC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많았기 때문으로 올해는 수급이 불균형할 경우 작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치킨게임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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