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테러 용의자 사살‥파리 테러와 닮은점 많아(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덴마크 코펜하겐에서 14·15일(현지시간) 세 차례 총격전이 벌어진 가운데 용의자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살됐다.

15일 CNN,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코펜하겐 노레브로 지역에서 경찰의 총을 맞아 사망한 남성이 앞선 두 차례의 총격 테러 용의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차례 총격사건이 벌어진 현장과 멀지 않은 노레브로 지역에서 한 주소지를 감시하던 중 용의자로 의심되는 남성을 발견해 불러 세웠다. 그러자 이 남성이 경찰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총격전으로 이어졌다. 총격전 끝에 남성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25~30세 아랍계 외모를 한 남성이라고 추정하고 용의자를 찾기 위해 코펜하겐 사고 현장 일대를 집중 수색했었다.

세 번째 발생한 총격전에서 용의자 외 사상자는 없었지만 앞선 두 차례의 총격전에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첫 번째 총격전은 14일 오후 4시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크루트퇸덴' 문화센터에서 벌어졌다. 당시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자동소총으로 총알 수십 발을 난사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4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출동한 경찰 3명이 총에 맞아 부상했다. 당시 행사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그림으로 2007년 이후 줄곧 살해위협을 받아온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가 참석 중이었다. 행사에는 프랑수아 치머래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도 참석했었다.

사고 발생 10시간 후인 15일 새벽 2시 코펜하겐 유대교 예배당 본부 건물 밖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55세 남성 1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으며 경찰 2명은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코펜하겐 테러는 지난달 파리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을 받은 것과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리 테러에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잡지사가 표적이었는데, 이번에도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 그림을 그린 예술가가 표적이었다. 또 파리 테러 당시 테러범들이 유대교와 관련이 있는 식료품점에서 2차 인질극을 벌인 것 처럼 이번 코펜하겐 테러에서도 유대교 회당에서 2번째 총격전이 벌어져 유대인이 희생됐다.

헬레 토르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이번 총격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덴마크는 테러 행위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 장관을 가능한 한 빨리 코펜하겐으로 보낼 것"이라면서 "프랑스에 굳건한 연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도 이메일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버내딧 미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덴마크와 긴밀히 연락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서 "코펜하겐 총격을 규탄한다"면서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