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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그리스, 시장 압력에 백기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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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신임 총리가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과 긴축정책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재확인한 가운데 이것이 실패할 경우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좌파 성향은 급속도로 약해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이달 28일 종료되는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15일 안에 '가교 프로그램' 합의를 이끌어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가교 프로그램이란 기존 구제금융 대신 6월 초 새 협상 체결 때까지 버티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가교 프로그램 추진 의지와 함께 총선 때 제시한 긴축정책 반대 공약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행 월 580유로(약 72만3620원)인 최저 임금을 내년까지 751유로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소득세 면세 기준을 부활시켜 1만2000유로로 설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긴축정책 이행으로 2013년 폐쇄된 국영 ERT 방송을 다시 열고 공공부문 민영화 추진은 중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스는 2010년 5월부터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긴축정책에 나섰지만 경제회생과 멀어지고 있다. 이에 총선에서 승리한 시리자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 및 긴축정책 유지를 원하는 국제 채권단과 정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뉴욕 대학 스턴경영대학원의 니콜라스 에코노미데스 경제학 교수는 최근 경제 격주간지 포천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결국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시장 분위기는 그리스에 녹록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이제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인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대출해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그리스 주식시장과 채권 가격 모두 곤두박질쳤다.

설상가상으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 만나 가교 프로그램을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으로부터도 희망을 전달 받지 못했다.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해야 하는 '1차 시한'이 당초 예정보다 2주 앞당겨진 12일로 다가오면서 그리스 정부가 받는 압박감만 고조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긴축 정책 반대 공약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그리스는 손에 쥐고 있는 돈이 없다. 돈을 빌리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0% 전후 수준으로 치솟아 있어 이 마저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더 강력한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를 요구하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추가로 돈을 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에코노미데스 교수는 "꺼낼 카드조차 없는 그리스 정부가 수개월도 안 돼 국제 채권단의 압력에 굴복하고 시리자의 좌파 성향은 퇴색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리자는 지난 2일 국제 채권단에 지금까지 고집해온 부채 탕감 요구를 포기할테니 그리스의 기존 국채를 국내총생산(GDP)과 연동된 새 국채로 바꿔달라며 한 발 물러섰다. 에코노미데스 교수는 이에 대해 "시리자가 좌파 성향을 일부 포기했다는 증거"라며 "이는 결국 그리스 정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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