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자 승리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느슨한 결속력' 시발점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그리스 문제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그리스가 유로존의 결속력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보다 훨씬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스는 오는 3월 만기가 돌아오는 45억유로(약 5조4601억원)의 부채부터 해결해야 한다. 7월과 8월 만기 채권도 있다. 그리스 스스로 돈을 갚을 능력은 없다. 긴축 재협상이든 부채 탕감이든 이는 모두 투자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시리자의 총선 승리는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는 반(反)유럽연합(EU) 세력의 연대를 끈끈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역으로 유로존의 결속력을 느슨하게 만들 것이다.
그는 "시리자가 예상보다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면서 "시리자는 가장 극단적인 반EU·반독일 노선을 표방해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 총선은 유로존의 와해와 균열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시리자의 선전에 힘입어 스페인 좌파 정당 포데모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17년 치러지는 프랑스 1차 대선에서는 반EU를 추구하는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 대표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긴축을 이끈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유로화 사용에 반대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013년 창당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AfD는 '유로존 재정위기를 왜 독일이 책임져야 하느냐'는 독일인들의 심리에 적극 기대고 있다.
포천은 현 시점에서 유럽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강력한 경제성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발표 후에도 유로존 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남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데다 유럽의 은행동맹은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
포천은 금융시장이 ECB의 유동성 공급에 한숨 돌렸을지 모르지만 유럽의 장기 전망은 1주 전보다 더 어두워졌다고 지적했다. 유로존이 당장 와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향후 끝없는 분열과 갈등의 소용돌이를 겪게 될 가능성은 커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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