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인원(업무총괄)·허창언(보험)·김진수(은행·비은행 감독) 부원장보와 최진영 전문심의위원 등 4명의 금감원 부원장보급 임원들이 전날 진웅섭 금감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
이 같은 교체 폭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원장보급 임원 대부분이 임기(3년)를 절반 이상 남겨둔 상태고 공직자들의 유관기관 및 협회,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교체 대상자가 2~3명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급변해 조직쇄신 차원에서 부원장보 자리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부원장보급 6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우면서 부원장보 집무실이 몰려있는 금감원 10층의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들 정도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원장보 4명이 모두 짐을 싸서 떠나 집무실이 텅 비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부원장보 인사가 마무리되는 2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원장보는 지난해 금감원 직원들이 선정한 '가장 바람직한 리더'에 뽑힐 정도로 내부에서 인정받던 인물이라 직원들 사이에선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금감원 내 한 직원은 "어떤 기준으로 임원 인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임기를 보장하지 않는 조직에서 어느 누가 열정을 갖고 일을 하겠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번 주 50여명의 국·실장 가운데 부원장보 승진 후보군을 선별해 청와대에 인사 검증을 요청할 예정이다. 내달 초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국·실장 및 팀장급 인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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