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무능이 키운 세월호 참사는 쉽게 잊고...세상의 유행엔 편승하는 세태 씁쓸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에서 대조적인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영화 '명량'의 흥행으로 울돌목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반면 세월호 침몰사고 넉달이 돼 가는 팽목항 주변은 점점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역대 최단기간에 관람객 1000만을 돌파한 영화 '명량'의 현장에는 울돌목으로 관광객이 대거 몰리고 있다. 11일 해남군에 따르면 명량의 여파로 울돌목 바로 위 우수영 유적지 관광 입장객이 크게 늘었다. 개봉 전 주말인 지난달 26일과 27일 각 100여명, 평일에는 수십명에 그치던 관광객이 요즘에는 하루 평균 500∼600명으로 늘어나 있다.
우수영관광지관리소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뚝 끊겼던 관광객이 다시 찾게 된 것은 영화 '명량'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우수영 관광객은 지난해 8월 1일 900명, 2일 1400명에 이어 3일에는 1800명을 기록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지만 '명량' 개봉 이후 역사의 현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관리소 관계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힘들어했던 상인들의 얼굴이 이제 조금 펴졌다"고 말했다.
잇따라 몰아친 태풍의 영향으로 최근 사고해역에서의 수색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8일 제11호 태풍 '할롱'의 북상에 따른 현지기상 악화로 바지선 2척을 목포 삼학도로 피항조치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11일 오전 10시 다시 수색현장을 보기 위해 바지선에 올랐다. 가족들은 최근 실종자 10명이 선체 내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생존학생들의 증언이 나옴에 따라 정밀수색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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