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조8570억원어치 순매수…보유금액 96조3930억원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채권을 3조85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전달보다 54.7%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채권 규모는 총 96조3930억원으로 전달보다 1.4% 증가했다.
외국인은 이달에도 원화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8일까지 6394억원어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자산운용사(1조9751억원)와 기타법인(6418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 강도가 높아졌다"며 "5월 말이나 6월 초 정도에는 외국인 채권 잔고가 다시 100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는 지난해 6월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다가 석 달 뒤인 9월 98조1650억원으로 내려갔다.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 2월 93조8680억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외국인이 다시 원화채권에 힘을 주는 이유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원화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미 국채 금리가 떨어진 점도 원화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이처럼 외국인들은 원화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대신 국내 상장주식에서는 손을 털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5개월 연속 주식을 순매도해 왔던 외국인은 지난달 3조8110억원 순매수로 전환하긴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 2~8일 3거래일간 순매도 규모만 69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원화 절상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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