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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등 떠밀려 나온 '불법 보조금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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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어제 이동통신시장 안정화 방안과 공정경쟁 서약을 발표했다. 휴대폰 시장을 교란하고 결국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불법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판매경쟁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자신들의 책임을 유통망에 떠넘기거나, 실효성이 의문시되거나, 미봉책에 불과한 것들이다. 정부의 등 떠밀기에 어쩔 수 없이 내놓은 흔적이 역력하다.

3사는 공동 시장감시단을 운영하면서 1인당 27만원을 넘는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영업점이 적발되면 전산망 연결을 차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입자 유치 경쟁에 목매는 3사가 이런 자율규제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실천할지 의문이다. 전산망 차단만 해도 이는 불법 보조금 지급 당사자인 3사가 유통망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어서 대리점ㆍ판매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0년 전에도 시장감시단이 가동됐으나 실패한 바 있다.
3사는 휴대폰 제조사와 출고가 인하를 협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미 제조사들에 출고가 인하를 압박하고 나선 상황에서 뒤따라가기에 불과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일부 조항을 미리 시행하겠다고도 했다. 보조금 내역 공시, 보조금-요금할인 선택제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없다. 법이 제정되면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을 가지고 내는 생색이다.

소비자에게 통신비 인하라는 실익이 돌아가게 할 새로운 내용이 없다. 불법 보조금은 고객이 고가의 신형 휴대폰을 저렴한 값에 장만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것도 궁극적으로는 높은 요금 등으로 소비자에게 다 전가된다. 하지만 개별 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되는 점이 있었다. 이통 3사가 단기간이라도 불법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 이런 이익이 줄어든다. 반면 3사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 아래 과점 3사가 판매담합을 맺은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통 3사의 약속은 믿을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일반적 생각이다. 네티즌들은 "불법 보조금 중단을 발표한 날에도 보조금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국회는 조속히 단통법을 통과시키고, 정부는 휴대폰 가격과 요금의 거품을 걷어내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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