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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성위안 분유 佛 공장 착공, 안전ㆍ품질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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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선진국 분유가 중국 젖먹이를 키우고, 중국 젖먹이는 선진 낙농업을 먹여 살린다. 뉴질랜드가 중국에 분유 등 유제품 수출을 크게 늘리며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있다. 캐나다 낙농업체 사푸터는 호주의 워남불을 비싸게 사들였다. 중국 유제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다. 프랑스도 뛰어들었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역이 중국 분유 공장을 유치했다. 중국 엄마의 자국산 분유 불신이 세계 낙농산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의 농업지역 캬레에서 오전 8시8분에 맞춰 공장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행운의 시각'에 공장을 착공한 회사는 중국 분유업체 성위안(聖元ㆍ시뉴트라)이다. 성위안은 이 지역 37에이커(약 15만㎡) 부지를 캬레시로부터 매입했다. 성위안은 모두 1억2500만달러를 투자해 내년 말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한 연간 최대 9만t의 분유는 전량 중국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분유는 우유와 유장을 가공해 제조한다. 성위안은 현지 낙농업협동조합 소디알에서 우유를 연간 3억kℓ씩 향후 10년 동안 공급받기로 했다. 치즈를 제조한 후 분리되는 용액인 유장은 연간 3만t씩 제공받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성위안의 프랑스 공장 착공 소식을 전하며 중국 분유업체와 브르타뉴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는 측면을 보도했다.

장리앙 성위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공장 정초행사에서 "중국 우유 농가는 발달한 전통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중국 낙농가를 돕고 훈련시키는 데에는 시일과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2008년 멜라민 파동 이후 중국 분유의 안전성을 믿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후에도 다른 파동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성위안 분유를 둘러싸고 몇 차례 사건과 의혹이 발생했다.

2012년에 생후 5개월 된 영아가 성위안 분유를 먹고 경련과 설사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숨졌다. 2010년에는 이 회사 분유를 먹은 생후 4~15개월 된 영아 3명이 성조숙증을 보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에는 성위안을 비롯해 3개 회사 분유에 전이지방(트랜스지방)이 검출됐다고 알려졌다. 전이지방은 심장병 등을 유발하고 영유아 뇌와 눈의 발육을 저해할 수 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중국 분유업체 중 몇 곳이 이미 해외에서 분유를 생산한다. 광밍(光明)은 뉴질랜드 신라이트밀크의 지분 51%를 사들여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바이오스타임은 프랑스 노르망디에 상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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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는 대서양과 지중해에 면한 지역으로 기후가 온난해 내륙에는 낙농ㆍ목축업이 발달했다. 농업은 브르타뉴 경제의 3분의 1을 기여하지만, 보조금이 축소되고 농가가 최신기술을 따라잡지 못해 침체되고 있었다.

크리스티앙 트로아덱 캬레 시장은 "성위안 공장은 약 150명을 채용하고, 내년에 문을 닫는 치즈공장에서도 약 100명을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로아덱 시장은 "우리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품질 좋은 우유를 생산한다"며 중국으로 수출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공장 확장에 대비해 땅 49에이커를 더 남겨뒀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중국에 대한 분유 수출은 지난해 41% 급증했다.


中 분유 글로벌 제휴 바람


중국 내에서는 M&A 잇따라

중국 분유업체들이 선진국 유제품 회사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멍뉴(蒙牛)는 지난달 신주를 발행해 프랑스 다농 등에 배정, 다농이 자사 지분을 9.9%로 확대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다농의 기존 멍뉴 지분은 4%였다. 중국 최대 우유ㆍ아이스크림 생산회사인 멍뉴는 지난해 야시리(雅士利)를 인수하면서 분유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 제휴를 확대함으로써 다농은 급성장하는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 더 큰 몫을 차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광밍(光明)식품은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 업체 트누바 인수를 다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밍식품은 트누바 지분 77%를 사들이려고 하며, 인수가 26억달러를 놓고 협상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전했다. 광밍식품은 2010년부터 영국ㆍ호주ㆍ미국ㆍ프랑스 등지의 유제품 업체 인수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자국 분유 품질을 믿지 않는다. 그 결과 중국에서 팔리는 분유의 절반 이상이 해외 브랜드다. 사진=블룸버그

중국 소비자들은 자국 분유 품질을 믿지 않는다. 그 결과 중국에서 팔리는 분유의 절반 이상이 해외 브랜드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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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분유업체들은 해외 업체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지난해 8월 기준 중국 분유시장의 51.4%를 외국 업체가 점유했다. 네덜란드 듀멕스가 16.8%를 차지했고 미국 미드존슨은 12.1%, 스위스 네슬레는 10.6%를 가져갔다. 미국의 애보트와 와이어스는 각각 7.3%와 4.7%의 점유율을 올렸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영세하고 낙후된 분유업체를 대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 분유업계 M&A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멍뉴가 야시리를 사들였고 성위안(聖元)은 지난해 11월 위잉보스를 인수했다.


중국 소비자 “유럽 낙농제품이 가장 안전”


뉴질랜드 메시대 설문조사 결과

중국 소비자들은 유럽산 낙농제품을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매시대학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외국산 낙농제품의 품질과 관련해 '매우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에서 유럽산이 87.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산이 86.9%였고 호주산은 85.6%로 나왔다. 뉴질랜드산에 대해서는 72%만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이 조사는 지난해 10월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에서 주민 53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국인들은 자국산 낙농제품에 대해서는 64.9%가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산 유제품이 '안전하다'고 보는 중국인은 35%밖에 안 되는 셈이다. 현지 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이로 미루어 자국산 유제품이 '매우 안전하다'고 응답한 중국인의 비율은 35%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짐작된다. 안전성 신뢰도에서 가장 뒤진 뉴질랜드산의 72%와 큰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뉴질랜드가 낙농제품 신뢰도에서 다른 서구 지역에 비해 뒤처진 것은 보툴리누스균 파동 때문으로 보인다. 매시대 연구팀은 조사를 시행한 시기가 뉴질랜드 낙농회사 폰테라 제품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균이 검출됐다는 잘못된 시험 결과가 나온 지 2개월 뒤라며 이같이 풀이했다.

이 조사는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기간에 발표됐다. 스티브 플린트 매시대 연구팀 교수는 "키 총리가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긍정적인 언론 보도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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