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기' 인식·서자 등 실력·혈통 열등감
김 제1위원장의 대표적인 콤플렉스는 29세 나이 때문에 생기는 '풋내기' 콤플렉스다. 장성택 처형 과정에서도 이 같은 콤플렉스가 작용했다. 장성택의 사형 처벌을 확정한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에서 이런 부분을 찾아볼 수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장성택은 '청년사업부문' '부서와 산하기구' '군대' 등에 포진된 그의 측근들로부터 최고 권력자를 뜻하는 '1번 동지'라고 불렸다. 상당수의 북한 권력층이 어린 김 제1위원장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성택이 미국 등 국제사회에 '개혁가'로서 김 제1위원장의 대안 격으로 인식되는 것도 처형 이유에 포함됐다.
김 제1위원장은 '혈통' 콤플렉스도 갖고 있다. 그의 어머니인 고영희는 김 국방위원장과 정식 결혼한 사이가 아니었다. 서자(庶子)인 김 제1위원장은 이를 극복하고 정통을 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고전적 미인인 부인 리설주를 공개한 바 있다.
1990년대 초까지도 안보 당국은 김 국방위원장과 고영희 사이에서 난 김정철, 김정은, 김여정을 김일성 가계도에 올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전혀 주목받지 못한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최근 북한은 연일 김일성 가계를 상징하는 '백두 혈통'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의 모친 고영희는 일본에서 태어나 북송선을 타고 온 재일교포 출신이다. 북한은 항일(抗日)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기 때문에 재일교포 출신을 '째포' '쪽발이'로 부르며 백안시해왔다. '째포의 아들'이란 점도 김 제1위원장에겐 트라우마다.
이 밖에 김 제1위원장의 이모가 북한을 배신한 탈북자라는 사실도 콤플렉스라고 할 수 있다. 이모 고영숙은 1998년 스위스에서 김정은 남매를 돌보다 미국으로 망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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