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11곳의 트렌드 소개..소비패턴은 물론 문화·관습까지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또 어떤가. 전통적으로 이슬람 문화의 특성상 여성들의 사회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이곳에서도 최근 소득 향상과 서양 문화 유입에 따라 여성들의 소비 활동이 크게 늘고 있다. 히잡으로 얼굴을 꽁꽁 가려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은 막을 수 없는 노릇인지라 특히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햇볕이 강하고 고온건조한 기후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안티에이징과 스킨화이트닝 제품이 유독 인기다. 이외에 의료사업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 약 40%가 비만이고, 매년 약 2만명이 비만에 의한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책은 단순히 신흥국들의 시장 분석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각 국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이들을 이해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둔다. 예를 들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장을 갖춰 입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 바이어들은 미팅에서도 주름진 셔츠는 기본이고 청바지에 슬리퍼를 착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옷차림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것은 베트남에서는 금물이다. 또 폴란드인과 이야기할 때 폴란드를 동유럽으로 언급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유럽 관점에서 보면 폴란드가 동유럽이지만, 유럽 전체를 놓고 보면 중부유럽이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은 의사결정을 굉장히 천천히 하기 때문에 거래 성사를 위해 상대방을 재촉하거나 연락을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계약을 성사시키기 어렵다. 적극적인 영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처럼 현지의 트렌드 변화를 읽고, 문화와 관습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을 가지고도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신흥국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이케아와 맥도날드의 성공 사례를 눈여겨볼만 하다. 사우디라아라비아 가구 시장에 진출한 이케아는 술을 금지하는 현지 이슬람 문화를 고려해 와인잔을 주스잔으로 바꾸고,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을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맥도날드는 인도 진출 당시 인도의 종교적 신념과 문화를 고려해 육류 메뉴는 닭고기, 양고기, 생선살로 제한하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인도인의 취향대로 제품에 향신료를 첨가해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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