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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前夜' 장성택 측근 줄초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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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지재룡 등 거취 주목

'폭풍 前夜' 장성택 측근 줄초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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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폭풍 전야다. 북한이 장성택을 해임하면서 그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및 제거작업을 예고함에 따라 '피의 숙청'이 어느 수준까지 진행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장성택의 최측근이었던 리룡하 노동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이미 공개처형된 가운데 자형인 전영진 쿠바 대사와 조카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가 평양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곧 '장성택 라인'들이 속속 처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장성택은 1970년대 김정일 후계 체제 때부터 실세로 활동한 핵심 권력으로, 갖고 있는 중요 직위만 당 행정부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등 8개에 달했다. 북한 권력층에 장성택과 직간접적으로 엮여 있는 인물은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중국 베이징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리수용 전 스위스 대사가 장성택의 실각과 관련해 처형됐다"며 "리 전 대사가 장성택과 함께 외국과의 자금 거래를 관리한 적이 있기 때문에 비밀 자금의 취급을 둘러싸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측과 대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 전 대사가 '이철'이라는 이름으로 스위스에 머물면서 현지에 숨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금 약 40억달러(약 4조2020억원)를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장성택의 대표적인 측근인 리 전 대사는 그간 다음 소환 대상 1순위로 꼽혀왔다. 리 전 대사는 1980년대부터 주로 유럽에서 근무하며 김씨 일가의 비자금 관리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말 김 제1위원장이 스위스 유학을 할 당시에는 현지 대사로 있으면서 후견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리 전 대사는 2010년 귀국 후에는 조선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장성택의 외자 유치 사업을 도우며 대중 무역 실무를 맡았다.
지재룡 중국 대사는 '장성택의 사람'임에도 여전히 베이징 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중 외교의 중요성을 고려해 지 대사를 섣불리 내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머지않아 전영진, 장용철 대사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 대사는 1970년대 후반 장성택 소관이었던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위원장을 맡은 이후 30년 이상 장성택의 지근거리에서 일해왔다.

김 제1위원장의 형이자 김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의 미래 또한 불투명하다. '장성택이 김 제1위원장을 몰아내고 김정남을 옹위하려 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장성택과 김정남은 가까운 사이였다. 김정은 체제 들어 장성택과 부인 김경희는 조카 김정남의 신변을 보호하고 물질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모부 장성택이 북한 정치사에서 사라지고 고모 김경희 당 비서마저 입지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김정남은 졸지에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김 제1위원장이 장성택 숙청을 통해 유일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와중에 '곁가지'인 김정남이 제거돼도 현재로선 이상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도 충분히 '또 다른 곁가지'로 몰릴 수 있다.

이 밖에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 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박명철 국방위 참사(전 체육상), 리광근 합영투자위원장, 김기석 국가경제개발위원장, 리석철·김철진 부위원장 등도 숙청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당국이 장성택의 숙청을 발표한 후 김 제1위원장의 첫 공식활동이 북한 매체에 공개됐다. 조선중앙방송은 11일 오전 6시 뉴스에서 김 제1위원장이 사경에 처했던 조선인민내무군 군인들을 치료한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병원의 의료일꾼(간부)들에게 '감사'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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