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정신질환 전문가 우종인 박사 "노소동락(老少同樂) 분위기 만들어져야"
국내에서 노인 정신질환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우종인 박사(66·사진)는 빈곤, 자살, 자녀세대와의 단절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노인을 위해 '그들의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인 지원만으로는 노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고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정부도 마찬가지였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역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막연한 것이 너무 많다"면서 "우리 사회와 밀도 높은 융합을 이뤄내려면 문화적인 접근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노래나 춤을 배우거나 정치적인 집단에 속해 의견을 표시하는 것이 아닌 신체와 정신을 계속 발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제도화해 생활 속에 장착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과 젊은층이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노소동락(老少同樂)이 작동하지 않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이대로 지속되면 노인을 짐처럼 여기는 세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우 박사는 "민간의 지원방식이 현재는 연탄배달하고 물품 지원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자립과 자활이라는 큰 그림을 보고 접근하는 곳들이 점차 많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치매'를 비롯한 노인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빠른 속도로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에 대한 대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 박사는 "인간이 해결해야 할 마지막 보루인 치매관리법이 통과되는 데만 20년이 걸렸다"며 "행정과 의료, 복지서비스를 동시에 잘 꾸려갈 수 있는 노인 관련 정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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