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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가만히 있자" 與 초선들 복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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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계파' 낙인에 당내 모임 가입도 주저…정치이슈에도 모르쇠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 재선 A의원은 최근 고민이 많다. 차기 당권 주자들이 만든 모임 가입 여부 때문이다. 다들 공부모임이라고 하지만 차기 당권 혹은 대권을 준비하는 의원의 '세 불리기'란 해석이 붙고 모임 주최 의원들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게 사실이다.

9월초 당 소속 의원 103명이 참여한 근현대사 공부모임을 만든 김무성 의원은 "사조직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A의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초ㆍ재선 의원들이 모임 가입을 두고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다. 모임 가입만으로 특정의원 계파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때 18대 국회에서 '이재오계열'로 분류됐던 B 전 의원은 "모임 가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취지가 좋아 가입했는데 뜬금없이 측근으로 분류되더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끝까지 그렇게 낙인찍히더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 분(이재오 의원)과 특별히 친분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많은 모임에 참여해 특정계파 색깔을 없애거나, 모임에 가입하지 않고 눈도장만 찍는 의원이 늘어났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C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D의원은 최근 C의원과 경쟁관계의 다른 의원이 주도하는 모임에 가입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탈색 행보'라고 해석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에는 보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16대 국회 때부터 일해온 E보좌관은 "친박(친박근혜)이란 말이 무의미할 만큼 대부분 의원들이 친박을 내세운다"며 "오히려 의원들 줄 세워 놓고 박 대통령과의 거리를 재 누가 더 핵심이냐를 따지는 게 맞다"고 전했다. 그는 "새누리당 의원의 과반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은 전문성을 내세워 기능적 역할에 중점을 두는 의원들로 채워져 있고, 이들의 정치적 판단은 아직 미숙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정치적 선택을 하는 모험을 할리가 만무하다"고 설명했다.
초ㆍ재선 의원들은 이와 함께 정치이슈에 대해서도 가급적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 법안과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정치 이슈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언급하지 않겠다", "당내 역학관계를 말할 입장이 아니다"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일방통행이 가능한 것도 "집권초기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자"는 당내 여론과 함께 이처럼 초ㆍ재선 의원들의 생각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로 이같은 분위기가 많이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권력지형이 크게 바뀌고 차기 당권ㆍ대권 주자들의 정치행보가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몇몇 의원들을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고 각종 정치 모임이 활성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ㆍ정책 이슈에서도 각각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시기가 문제지 청와대의 입김이 작아지면 의원들의 목소리는 커질 것"이라며 "지금은 정권초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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