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을 상대로 한 치열한 경쟁에서 BMW가 선두로 치고 나온 이후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는 아우디에 2위마저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선두 탈환이라는 목표 자체가 빛바랜 모습이다.
벤츠 모회사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2020년까지 럭셔리 자동차 시장 1위 복귀를 목표로 내건 가운데 모처럼 등장한 희망의 불씨다. 제체 CEO는 지난 9월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1위 탈환을 자신했다.
사실 벤츠의 변화 노력이 성과를 낼 때도 됐다. 지난 수년 동안 제체 CEO는 값비싼 실수에도 다임러의 핵심 사업 부문인 벤츠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애썼다. 1990년대 이후 자동차에서 항공·철도·우주선으로 확대된 사업 영역은 처참한 실패로 이어졌다. 벤츠는 막대한 손해까지 감수해가며 크라이슬러와 이혼하고 미쓰비시·현대와도 결별했다.
이제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현재 다임러의 이익률은 두 경쟁업체에 비해 9~10% 뒤진다. 이에 대한 해법은 차량 플랫폼을 현 4개에서 2개로 축소하는 것이다. 아울러 추가적인 표준화, 부품 공용화, 신차 개발 기간 단축을 통한 비용 축소가 절실하다.
BMW와 아우디의 성적은 벤츠보다 낫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BMW는 벤츠와 같은 수의 인력으로 벤츠보다 30% 많은 차량을 팔고 있다.
벤츠로서는 중국 시장에서 BMW와 아우디를 어떻게 따라잡느냐도 문제다. 중국 내 BMW 판매량은 벤츠보다 70%나 많다. 아우디는 두 배다.
환경 규제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벤츠는 전기차 개발에서 BMW에 한참 뒤져 있다. 아우디도 모회사 폴크스바겐과 함께 전기차 관련 특허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만큼 벤츠 앞에 높은 장벽이 가로놓여 있다는 뜻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