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너는 알고 있지
네게 소고삐 매어 놓고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를
매미는 네게서만 노랠 불렀었지
네게서만 해가졌고
네게서만 바람이 놀았고
네게서만 구름이 쉬어갔다
너의 이파리는 비늘처럼 간들거리며 빛났었다
별을 좋아해 가장 먼저 별을 맞이했고
달을 좋아해 가장 먼저 달에게 손짓했다
옷을 다 벗어 버린 너 반겨주는 이 없어
오늘도 강가 동네 어귀에서 먼 산만 바라 본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