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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전 FIU원장 무죄…금융당국 "명예회복 이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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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공무원, 관료직 유지 사실상 불가능

김광수 전 FIU 원장

김광수 전 FIU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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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2011년 6월은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김 전 원장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했다. 유독 그 날의 기억만 없어진 것은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구속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은 김 전원장은 1일 '사필귀정'이라는 짧은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2년여 전인 그해 6월7일 저녁 그는 갑자기 퇴근길에 갑자기 체포됐다.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이었던 2008년9월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에게서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검찰은 증거 대신 '진술'만을 근거로 김 전 원장을 기소했다.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이었다.
김 전 원장은 구속되기 전까지 '잘 나가는 경제 관료' 중 한명이었다. 1999년 대우그룹이 와해되는 시점에 은행과장으로서 대책을 주도했으며 2004년에는 금융정책과장으로 중소기업 자금조달 방안을 세우기도 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금융서비스국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금융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그의 화려했던 엘리트관료 생활 20년은 일순간에 무너졌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그는 지옥과 천당을 모두 경험했다. 구속수사가 진행되면서 김 전 원장은 결백을 주장했지만 1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원장에 대해 징역 1년6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2800만원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ㆍ3심에서는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부 무죄를 받았다.

그의 무죄 판결에 대해 김 전 원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누구보다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대법원 판결 직후 김 전 원장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위로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올해 2월 금융위원장 퇴임 직전 "완벽한 명예회복을 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보고를 받고 '다행이다'면서 기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이번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해 "그동안 추락했던 금융당국의 명예를 확실히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 전원장에 대해서도 일단 복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무너진 명예와 2년여간의 고통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기 힘든 게 사실이다.

김 전 원장은 1심 유죄 판결 후 관련 절차에 따라 파면됐다. 무죄 확정 판결이 난 만큼 복직 절차를 밟을 방침이지만 정상적인 관료 생활을 더 이상 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일단 복직하고 난 다음에 생각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원장 뿐 아니라 최근에는 비슷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장호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 8월에는 코스닥상장기업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금감원 전문위원이 '혐의 없음'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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