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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멸종위기' 기업가정신 되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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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개발 등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기업가가 혁신자이다."(요제프 알로이스 슘페터)
"신중하게 계획하고, 철저하게 설계하고, 그리고 사려 깊게 실천했는데도 실패했다면, 그 실패는 때로는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것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피터 드러커)

20세기를 대표하는 양대 경제학자 슘페터와 드러커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두 학자는 이렇게 다르게 표현했지만 본질은 같다. 그들이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이란 새로운 사업에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부담하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뚜렷한 의지를 말한다.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장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기업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기업가 정신은 요즘 우리 사회에서 점차 약해지고 있다. 기업가 정신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지난 60여년간 한국경제 도약의 밑바탕이었던 기업가 정신이 과도한 규제 장벽과 정책 개입으로 점차 왜곡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개최한 '한국 경제 성장 엔진, 기업가정신이 꺼지고 있다'는 주제의 토론회에서도 각종 규제가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킨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올해 국가별 기업가정신지수(GEDI)에서 40개 대상국중 한국은 27위로 하위권인 4등급에 속했다. 국제기업가정신연구협회가 기술ㆍ경쟁ㆍ창업 등의 요소를 종합 분석한 기업가정신지수에서 한국은 미국(1위)ㆍ덴마크(2위)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칠레(18위)보다 낮다. 우리의 경제 수준을 볼때 충격적인 결과라고 할수 있다.
학자들은 한국의 기업가 정신 추락 원인을 부패와 과도한 정부 규제에서 찾고 있다. 윤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의 부패도가 높을수록 기업들이 정치권과 정부에 기대 수익 창출 기회를 얻게 돼 결국 기업가정신이 비생산적이고 파괴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 도입이 예상되는 각종 규제도 기업가 정신의 낙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물론 최근 일부 기업인들도 기업가 정신을 망각하는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동양 사태에 보듯이 총수 일가가 경영권에 집착해 일반인들에게 피해를 떠넘기는 도덕적 해이를 서슴치 않는다. 비판 받아 마땅할 일이다.

기업가 정신은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제 개발이 최우선이었던 60,70년대에는 앞만 보고 달리는 기업가 정신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든 기업가가 갖추어야 할 본질적 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기업가는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는 정신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처럼-땅과 하늘과 바다의 길을 연 대한민국 수송계의 거목'에서 조 회장은 기업가 정신에 대해 "한 예술가의 혼과 철학이 담긴 창작품은 수천 년이 지나도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듯이, 경영자의 독창적 경륜을 바탕으로 발전한 기업은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했다. 기업가도 예술가의 신념과 노력으로 모든 사업에 전념해야만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요즘 기업가들이 명심해야 할 충고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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