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 성형외과 이석준 원장 "봉사활동, 삶을 보는 새로운 시각"(인터뷰)

[아시아경제 박건욱 기자]리젠 성형외과 이석준 원장은 비단 치료에만 급급해하지 않는 의사 중 한 명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실현시키고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그는 자만하지 않고 항상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하루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이지만 이 원장은 꾸준히 봉사활동을 통해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 최근 리젠성형외과에서 만난 그는 계속된 진료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금새 얼굴이 밝아졌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는 오래됐어요. 처음에는 성형외과의사가 봉사활동을 나서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죠. 환자나 행정당국에서도 곱지 않게 보더라고요. 전 진정성있는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많은 이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시더라고요."

이렇듯 처음에는 의도와는 달리 그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단다. 하지만 이 원장은 왜곡된 시선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그의 생각들을 실천에 옮겼다.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해 정겨운 말이라도 건네고 보건소 행사가 있을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참여를 했어요. 그런 것들을 하다보니 언제부턴가 분에 넘치게 '고마운 의사 선생님'으로 불리게 됐어요. 많은 분들이 성형외과 의사가 치료에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 분들 중에서도 성형에 대한 궁금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죠."(웃음)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원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갔다. 특히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최근에는 함께 봉사활동을 해나가자고 하는 단체도 많이 증가했다고. 얼마 전에는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100분 무료 수술 봉사활동을 한 적도 있단다.

"성형외과 의사 중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제는 그런 분들이 먼저 같이 하자고 요청이 들어온답니다. 1년에 1번 가는 것보다 상시로 관심을 가져주자고 마음먹었죠. 물론 처음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가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이원장의 이런 봉사활동은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에까지 그 손을 뻗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다는 이 원장의 생각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에는 해외의료봉사도 많이 나가는 편입니다. 선천성 기형아나 흉터 심한 사람들은 물론, 아주 조그마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의료시설이 좋지 못한 국가에서는 간단한 소독법, 예방법 알려주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죠."

그렇다면 이 원장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현재 리젠성형외과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김우정 원장과의 대학교 인연이 봉사활동의 시초였다고 설명했다.

"김우정 원장과 대학교 재학 시절,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 같이 이야기하면서 나중에 성공하면 봉사도 많이 하고 착하게 살자고 이야기 했죠. 하하. 그때 일이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에 대한 욕심도 많아서 시간날 때 조금씩 해나갈 계획입니다."

수 십년에 걸쳐 봉사활동을 해왔지만 그는 항상 만족스럽지 못하단다.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한 수많은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고.

"10년 전 상담했던 어린 환자가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보험 문제들이 걸려 있어서 큰 도움은 못드렸던 것 같아요. 화상환자였는데 도와주고 싶어도 많은 현실적 난관들이 제 의지를 붙잡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금이나 후원이었죠. 그때부터 지인들에게 문의를 시작하고 구청이나 보건소를 알아보기 시작했었죠."

이 원장은 이처럼 어린 아이와 노인 등 비교적 사회적 약자에 대한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문득 한 노인 환자를 떠올려냈다.

"과거에 70대 할머니 분에게 쌍꺼풀 수술을 해드린 적이 있어요. 이 수술은 미용 목적이 아니라 치료 목적라고 봐야죠. 피부가 쳐져서 속눈섭이 안구를 찔러 많이 불편해 하셨거든요. 이 분은 병원치료를 받으러 오실 때마다 감자나 고구마를 제 주머니에 넣어서 주시곤 하셨어요. 제 한시간의 작은 정성이 다른 분들께 이렇게까지 감동을 주는구나라는 생각에 오히려 제가 감동을 받았답니다."

이같은 이 원장의 뜻을 이어받은 리젠 성형외과의 직원들 역시 스스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명 내외의 직원들은 월 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10월 말에는 동대문구 답십리에 위치한 동물사랑실천협회 유기견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리젠 성형외과 측은 앞으로도 꾸준히 봉사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또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얼마 전, 어린이날 제 아들 녀석을 비롯해 가족들을 데리고 고아원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솔직히 아들이 가기 싫어할 줄 알았는데 흔쾌히 나서더라고요.(웃음) 그곳에서 또래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죠. 그 모습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답니다."

인터뷰 끝자락, 그는 봉사활동에는 아주 조그마한 용기만 있으면 할 수 있다고 전하며 수많은 이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왜 소수가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당연한 일'을 하는 의사들이 적은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된 것이 너무 안타깝죠. 조그마한 용기와 꾸준함만 있다면 봉사활동은 더 이상 어렵고 힘든 일이 되진 않을 겁니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