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를 진행하던 강길부 위원장은 고개를 떨궜다. 의원들의 질의와 답변이 오가던 중에 꾸벅꾸벅 졸며 사투(?)를 벌이던 위원장이 잠과의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 급기야 강 위원장은 중간 퇴장을 선언하고 국감장을 떠났다. 위원장이 떠난 국감장은 나성린 간사가 대신 진행했다.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다른 의원들의 고개도 이미 기울어지기 직전이었다. 자정을 넘겨 밤 12시42분에 끝이 난 기재위 국감장엔 절반 이상의 의원들이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증인이 없다"고 국감이 중단된 사태는 기재위 뿐만이 아니었다. 환노위 국감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없다"고 여당과 난타전을 벌였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여야 의원들 때문에 국감은 일시 정지됐다.
국감이 자꾸 파행을 빚는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게 없다"는 데 있다. 보통 국감시즌이 되면 여야 견제 속에 '핫이슈'가 발생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국감스타'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번 국감에서는 지난 대선 불법 댓글 논란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과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 등 재탕, 삼탕의 정쟁거리만 남아있다. 여야 의원들은 신경전에만 골몰하고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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