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실적 1위 자리를 고수해온 대우건설은 올해 총 4곳에 이르는 공공 택지를 새로 사들였다. 주택수로 따지면 총 3031가구에 이르는 물량이다. 기존에 확보해 놓은 용지는 물론 재개발과 재건축 등을 합치면 올해에만 1만2923가구를 공급하는 등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건설사들이 주택시장 회복 시기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땅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공격경영을 통해 2년 연속 분양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각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위례나 하남미사 등 일단 위치가 좋은 곳을 매입했다"며 "지난해 85㎡초과 아파트를 분양한 결과가 양호했고 하남과 위례 쪽은 대형평수에 대한 수요가 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분양시장이 어떨지 지켜보면서 분양 시기는 현재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형 동양종금증권 건설애널리스트는 "다소 처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의정부와 김포 풍무 등지를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인 계약 성과는 기대 이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양도세 면제 등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중대형 평형에 대한 리스크 줄이기 위해 대형평형 주택용지 확보 후 중소형 등으로 전환하는 등 대안을 마련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대우건설의 공격적인 땅 투자 배경에는 과거의 경험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 한창 워크아웃이던 시절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 대형사들이 재건축사업을 독식하다시피 할 때 구경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재건축 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적어 자체 투자를 통한 주택사업을 택했다는 얘기다.
또 산업은행 체제가 기반이 돼 독자생존의 자생력을 가지게 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가 아니어서 든든한 지원이 없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뛰며 사업성이 될 만한 사업장을 발로 찾은 결과"라고 말했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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