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체의 각종 특징으로 성격을 분석하는 '필적 심리학'
◆글자 크기, 모양에 따라 '외향적', '내향적' 성격 나와 = 글자를 크게 쓰는 사람은 정열적, 독립적인 성격으로 추진력이 강한 동시에 리더십을 갖췄으며 타인에게 관대한 성격이다. 때론 자존심을 내세우며 강한 우월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반면 글씨를 작게 쓰는 사람은 겸손한 성격에 자신을 절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타인에게 냉정하고 조심성이 지나치며 때론 일에 의욕이 없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글자의 전체적인 모양이 곡선형이고, ㄱ, ㄴ 등의 글자를 쓸 때 각을 내지 않고 둥그스름하게 쓰는 사람의 경우 사교적이고 친절하며 말하기 좋아하는 성격이지만 때때로 노하기 쉬운 성격을 갖고 있다. 이와 반대로 글자의 각을 정확하게 맞추고 전체적으로 직선형의 필체를 가진 사람은 타인에게 다소 냉정하며 신경질적이고 속이 좁은 면이 있다고 알려졌다. 대신 점잖고 끈기 있는 성격이 장점이다. 글자의 가로획을 그을 때 끝부분이 위로 올라가는 사람은 감정적이고 흥분하기 쉬워 차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가 있다. 가로획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는 사람은 매사에 비관적이거나 반항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박근혜 대통령-반기문 UN사무총장 필체에 공통점이? = 이러한 분석법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각각 올 2월과 2008년 국립현충원에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을 분석해봤다. 두 인물 모두 글자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써내려 갔으며 글자의 크기가 크고, 각지지 않은 둥근 모양이라는 점이 발견됐다. 가로획이 오른쪽으로 살짝 올라간 점도 공통점이다. 필체로 본 두 인물은 정열적, 외향적인 성격에 지도력을 갖춘 면모를 드러낸다.
이희일 연구소장은 "필체를 통한 성격 분석은 수상, 관상과 같이 하나의 기술이며 필적학이라는 학문의 일종으로 단기에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문적인 연구나 다년간의 필적감정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체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필체 감정사'라고 하는데, 외국에서는 기업이 인재 채용을 할 때 이들을 기용하기도 한다.
◆"젊은이들, IT기기 사용으로 필체 일관되지 않아" = 한편 이희일 소장은 "자신만의 필체는 20세 전후에 만들어지고 30~40대가 되면 세련되는 과정을 거쳐 고정화되는데 요즘엔 주로 PC나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게 되면서 일관된 필체를 갖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필체가 일관되지 못하면 서명으로 본인확인을 할 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등 자칫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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