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 재건축, 취득세 관계없이 거래 잘돼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이제는 정책이 나와도 기대감조차 없다.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수서동 K공인중개소 대표)
"재건축 지역은 원래 거래가 잘됐다. 대책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개포동 J공인중개소 관계자)
무더위의 기세가 물러가고 제법 선선해진 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 수서동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찾은 손님들은 주말을 맞아 신혼집을 구하려는 신혼부부들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모두 전세만 찾을 뿐 매매는 문의조차 하는 사람이 없었다. 정부가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한 갖가지 정책을 내놨지만 얼어붙은 주택 매매시장은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수서동 일대 소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6억원 이하로 취득세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수서역 1번 출구로 나와 약 6분을 걸어 도착한 수서 신동아아파트. 오래된 단지에서나 볼 수 있는 빛바랜 상가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1992년 준공된 이 단지는 33.18~49.96㎡(이하 전용면적) 8개 동으로 총 1163가구 규모다. 가장 큰 평수인 49.96㎡ 기준 매매가격이 3억8750만원 선이다. 단지 내 모든 주택이 취득세율 1%를 적용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인근 수서 삼익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근 K공인 대표는 "부동산 경기는 취득세 인하로 풀릴 게 아니다"며 "4억~5억원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400만~500만원 세금 때문에 매매를 포기하거나 결정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심리가 없어진 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분기 들어 신동아아파트는 1건, 삼익아파트는 거래가 전혀 없었다.
반면 정부의 대책과는 관계없이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한 지역은 매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J공인 관계자는 "이 지역은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특히 최근에는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취득세율이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집값이 뛰기 시작하면 취득세율 1~2%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뛰기 때문에 세율 같은 정책의 영향은 안 받는다"고 덧붙였다. 개포 주공1단지아파트는 지난 6월에만 21건, 7·8월에는 5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는 29.5㎡ 기준 평균 매매가 5억7500만원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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