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8대책 이후]서울 강북… ‘반응’이 온다

실거래 연결 드물지만… “하반기 매매수요 증가 기대감”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전세 문의자들이 매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집값 수준으로 오른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시세차익이 아닌 장기 주거용으로 아파트 매매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매수 결정을 서두를 것 같다.”(정릉동 일대 J공인)

“매수문의가 늘긴 했다. 하지만 실거래로 연결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가 내집마련 촉진 대책을 내놨는데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회의감도 아직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신금호 일대 K공인)

1%대의 저리 장기대출을 포함, 다양한 주택구입 지원방안을 담은 ‘8·28 전월세대책’에 강북권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정부의 발표 후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여서 실거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문의가 늘어나는 등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8·28 전월세대책’에 기대감이 확산된 강북권 아파트 시장 /

최근 몇 년새 대규모 아파트가 집중 공급된 약수동과 신금호 일대가 대표적이다. 31일 찾아간 이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2300여가구에 달하는 약수하이츠가 위치한 약수역 인근 중개업소는 평소보다 매매문의가 늘었다. 1%대의 저리 장기대출을 통한 문의가 대부분으로 대출이 가능할 경우 바로 매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수요자도 눈에 띄었다는 게 인근 H공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수익·손익공유형 대출, 근로자·서민 주택담보대출 확대 같은 혜택을 받는 데다 취득세 인하폭이 큰 6억원 이하 주택이 몰려서다.

매수 문의에 집주인들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전세로 내놓았던 물건을 거둬들이고 매매로 돌리는 사례가 포착됐다. 신금호역 인근에 자리잡은 금호자이1차에서는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올려 매도하겠다는 소유주가 나타났다. 직전 전세로 나와있던 물건이었다.

매매 심리 호전 속에서도 전셋값 강세는 여전했다. 금호자이1차와 2차, 금호푸르지오 모두 지난주보다 500만원 이상 값이 뛰었다. 전세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반전세 물건은 쌓여 있었다.

다른 강북권 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전월세대책으로 매매문의가 늘긴 했지만 아직은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로 매매가 약세, 전셋값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노원구(-0.06%), 성북구(-0.04%), 중랑구(-0.04%), 동대문구(-0.03%), 마포구(-0.03), 서대문구(-0.01%) 등 주요 강북권 시장의 매매가는 떨어졌다.

성북구 동소문동5가 동일하이빌 105㎡는 1000만원 내린 4억6000만~4억9000만원, 하월곡동 성북힐스테이트 132㎡는 2000만원 내린 4억5000만~5억4500만원에 물건이 나왔지만 선뜻 거래에 나선다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직전주 대비 매매가가 추가 하락한 데다 정부의 저리 대출 지원안으로 문의는 늘었다. 인근 N공인 대표는 “정부의 지원대책이 시행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이사철인 9~10월에는 매매거래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익·손익 분담형 모기지’ 대상 아파트인 ‘6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아파트가 대거 몰린 노원구도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상계동 주공6단지와 7단지가 대표적으로 지난주와 비교해 매매가는 떨어졌지만 문의는 늘었다.

인근 N공인 관계자는 “아직 뚜렷하게 거래가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전월세대책 발표 후 대출 관련 매매문의가 늘어난 상태로 집주인들 역시 추석 후 분위기를 살펴보겠다며 물건을 거둬들인 경우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하반기 매매, 전세 시장이 종전과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