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최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육군사관학교가 기강해이에 빠졌다. 해외로 봉사활동을 간 육군사관학교 생도 9명이 음주·마사지 업소 출입했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드러났다. 생도 9명이 징계위에 회부된 것은 육사 개교이래 최대 수치이며 지난 5월 성폭행사건이 발생한지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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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의 해외방문기간은 7박8일 일정이었지만 봉사활동기간은 6~8일까지 3일이 전부였다. 육사생도들은 봉사활동 기간에 태국 수도 방콕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한국전 참전 용사촌 람인트라 지역을 방문하고 집수리와 식목활동을 했다. 이외에 일정은 태국 육군사관학교 방문, 파타야와 방콕 관광일정으로 구성됐다.
봉사활동을 마친 육사생도 9명은 9일 유명 관광지인 파타야의 한 호텔에 짐을 풀고 4명, 5명씩 짝지어 숙소를 빠져나갔다. 당시 4명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됐고 5명은 마사지업소에 출입했다가 육사훈육요원에게 각각 적발됐다.
특히 이번 해외방문 프로그램을 위해 육사는 일반 민간기업 등에서 후원하고 있는 학교발전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삼성, SK, 포스코 등은 육사 발전기금으로 10억이상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육사발전기금액수가 200억원을 넘어섰다.
군 관계자는 "명예와 자존심을 생명처럼 여기는 사관생도들이 백승주 국방부차관까지 참여한 정전 60주년 봉사활동기간에 주점과 마사지업소를 방문해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 5월 생도 간 성폭행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육사교장(중장)이 전역조치 된 뒤 두 달도 되지 않아 또다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해 육사생들의 기강 해이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육군은 육사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육사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관생도 인성교육과 교수 및 훈육요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3달만에 다시 기강해이 사건이 발생하자 군안팎에서도 학교차원에서도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반복되는 대책마련에도 사관생도들의 기강해이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실현에 옮길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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