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길어지고 있다. 에어컨 없이는 푹푹 찌는 날씨를 견디기가 녹록치 않다. 콘크리트 건물 안에 갇힌 도시민은 그래서 시골로, 숲으로 당장 뛰어 들어가고 싶다.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는 것을 상상한다. 거기서 가장 어울릴만한 집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나무와 흙으로 지은 한옥도 분명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귀농 귀촌과 한옥 열풍은 새로운 트렌드로 꾸준히 자리를 굳히고 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나' 자신을 돌아보며 또는 인생이모작을 준비하는 것, '자연' 속에 사는 것, 그리고 그 자연을 닮은 '집'을 갖는 것은 새로운 로망이 됐다. 한옥 열풍의 경우 급속히 대중화되면서 이제 한옥아파트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한옥'은 쉽지 않은 '꿈'이다. 아파트에 너무도 친숙해 있는 이들에게 한옥을 짓는다는 것은 아직도 생소하고 거리감이 느껴진다. 건축비가 많이 든다는 얘기가 많이 나도는 것도 부담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실제로 한옥을 짓는 비용이 턱없이 높은 건 아니다. 정부에서 한옥을 늘리기 위해 고안한 '반값 한옥'은 3.3㎡(1평)당 평균 건축비(땅값 제외)가 600만~700만원대로, 만만치는 않지만 별장이 아닌 거주용으로 생각한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수준이다.
나무 기둥과 보는 시멘트 건물로 치면 철근 구조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를 규격화해 조립한 다음 황토를 바르면 벽체가 완성되므로 공정도 간단해진다고 이 책은 말한다. 지붕도 값비싼 기와 대신 밤나무나 아카시아나무를 편편하고 넓게 다듬은 '너와'로 얹는 방식을 제안한다.
지난 20년간 한옥의 대중화 방안을 연구하고 또 직접 짓고 전원칼럼을 써 온 두 저자는 이처럼 DIY(Do It Yourself) 한옥에 대해 비용에서부터 건축방법, 유지보수는 물론 임업 활성화로 일자리 및 국가 경제에 미칠 전망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기술하고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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