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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를 힐링하다 林과 함께~피서(避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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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도 찜통서울 피해 간 곳, 만항재 23도, 하늘길 22도 더위를 잊었다

정선의 사북, 고한 일대는 해발 700m부터 마을이 시작되는 고원지대다. 그래서 한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5도를 잘 넘지 않는다. 특히 함백산(1572.9m)을 끼고 있는 만항재(1330m)와 하이원 하늘길은 숲이 깊고 청량해 오싹 한기가 들정도 시원하다. 사진은 만항재 숲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

정선의 사북, 고한 일대는 해발 700m부터 마을이 시작되는 고원지대다. 그래서 한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25도를 잘 넘지 않는다. 특히 함백산(1572.9m)을 끼고 있는 만항재(1330m)와 하이원 하늘길은 숲이 깊고 청량해 오싹 한기가 들정도 시원하다. 사진은 만항재 숲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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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지긋지긋하던 장마가 끝이 났다. 기다렸다는듯이 본격적인 불볕더위에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됐다. 피서(避暑). 문자 그대로 이젠 더위를 피해 도심을 떠나야할때다. 일찍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제 시작된 찜통더위가 야속하기만하다. 그럼 어디로 가야만 이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까. 망설임없이 정선의 고원지대가 떠오른다. 해발 1500mm가 훌쩍 넘는 함백산(1572.9m)이 우뚝 솟아 있는 곳이다.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만항재와 하이원 하늘길에 들면 한낮의 불볕더위에도 서늘하다. 해가 지고 난 뒤 반팔 차림으로는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다.
만항재와 하늘길을 찾은날, 서울은 높은 습도와 33도를 웃도는 무더위로 숨이 턱턱 막혔지만 만행재는 23도, 하늘길은 22도의 쾌적한 기온으로 여행객을 맞았다.
 
# 만항재에 들면 여름은 보이지 않는다
고한읍 정암사에서 만항재를 향해 오른다. 700m고지에 있는 고한읍은 정오에 30도를 기록했다. 조금씩 고도를 높여 만항재로 갈수록 온도는 내려간다. 고개 정상쪽에 운무가 밀려든다. 낮은 목을 넘어온 운무는 순식간에 고개 정상을 빨아들였다간 토해놓고, 다시 빨아들이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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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330m 만항재. 우리나라의 포장된 고갯길 가운데서도 가장 높고 험한곳이다. 영월과 정선 땅을 잇는데 어찌나 높은지 한여름에도 에어컨 켜둔 실내처럼 시원하다. 차량에 달린 온도계가 23도를 가르킨다. 쾌적한 바람이 소나무를 뚫고 불어온다. 관광객들은 잘 정비된 숲길을 걸으며 온몸 가득 신선한 공기를 들이 마신다. 도회지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다.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온도는 더 떨어진다. 운무가 밀여올때마다 서늘한 기운에 살짝 소름이 돋기도 한다.

이런 만항재의 주인은 봄,여름,가을 내내 피고 지는 야생화들이다. 만항재의 또다른 이름은 '산상의 화원'이다. 여름날 숲에는 동자꽃, 자주꽃방망이, 둥근이질풀, 노루오줌, 기린촌, 긴산꼬리풀 등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피었다.
등산의 수고 없이 서늘한 숲길을 걸으며 여름 야생화를 감상하는 것은 만항재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만항재 위쪽은 낙엽송 군락이다. 쭉쭉 뻗은 낙엽송들이 마치 이국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특히 운무가 자욱할때 낙엽송길을 산책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아래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탄광 개발이 시작된 만항(晩項) 마을이 있다.

함백산도 빼놓을 수 없다. 만항재 정상에 닿기 전 태백선수촌 분촌에서 사잇길로 들면 정상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태백산에 가려 덜 알려져있지만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높은 산. 자연스럽게 긴팔 겉옷을 입어야할 정도로 서늘하다. 정상에 서면 그야말로 사방이 일망무제다. 탁 트인 하늘과 첩첩이 이어진 고산준봉들이 발아래로 쫙 깔린다.
운무에 쌓인 하이원마운틴탑에서 하늘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

운무에 쌓인 하이원마운틴탑에서 하늘길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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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1100m 하이원에서 오르는 하늘길
오후 3시. 만항재를 내려와 사북읍에 들자 후끈 바람이 달라졌다. 기온이 31도까지 올라 온몸이 축 늘어질 정도다. 하지만 해발 1100m 하이원리조트로 가는길, 뚝뚝 다시 온도가 떨어진다.
하이원리조트는 한 여름에도 평균 기온 25도를 넘지 않는다. 이런 하이원에 명품 숲길이 있다. 바로 '하늘길'이다. 검은 석탄을 싣고 운반하던 백운산 일대 탄광길 중 일부를 새롭게 탈바꿈해 운치 있는 걷는길을 만들었다. '하늘길'은 비교적 가볍게 걸을 수 있는 15분짜리부터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걷는 3시간 이상 걸리는 등산길 등 10여가지 코스다.

하이원호텔에서 출발, 야생화가 만발한 호젓한 산길로 들었다. 시계에 달린 온도계가 22도를 가르킨다. 서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한 여름이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걷는길이 즐겁다. 길이 심심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곳곳이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여름구절초라고 불리는 샤스타데이지, 개쑥부쟁이, 개불알꽃, 노루오줌 등 눈을 돌리는 족족 환상의 화원이 펼쳐진다.

리조트로 휴가를 온 정운종(43ㆍ김포)씨는 "하늘길에 드는 순간 도심에선 전혀 느낄 수 없는 공기에 감짝 놀랐다."며 즐거워했다.

약 1시간여 걸으면 백운산 정상(마천봉 1426m)이 나오고 이어 리조트 곤돌라를 탈 수 있는 '마운틴 탑'이다. 운무가 넘나드는 마운틴탑 주변과 슬로프에는 형형색색의 여름꽃들이 안개에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마운틴탑으로 오른 뒤 하늘길을 걸어 내려 오는 방법도 있다.

정선=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제천나들목에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영월을 지나면 사북, 고한으로 이어진다. 영동고속도로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감곡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가는 길도 있다. 고한읍을 지나 삼거리에서 정암사 쪽으로 우회전하면 만항마을을 지나 만항재를 넘는 길이다. 하늘길은 사북읍에서 하이원리조트 방향으로 가면 된다.

△묵을 곳=정선 사북, 고한읍에는 여관부터 모텔, 호텔 등 숙소들이 많다. 하지만 하이원리조트를 추천한다. 여름휴가라면 으레 물놀이를 생각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수영장과 각종 놀이시설을 갖춘 하이원리조트가 제격. 하이원은 최근 가족과 즐길 만한 다양한 시설 등이 속속 들어서는 등 가족리조트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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