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준용 기자]35살 여배우의 저력은 대단했다. 특유의 눈물연기와 복잡한 내면 연기를 섬세하게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나가는 힘을 발휘하며 춤을 췄다. 흥은 그대로 머물지 않았다. 상대 배역까지 덩실거리게 했다. 배우 이보영의 힘이다.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이하 너목들)을 춤추게 했다.
그간 작품들을 통해 청순하고 여성스러웠던 모습을 보여줬던 이보영. 그는 극중 장혜성을 통해 뻔뻔함과 코믹한 모습은 물론, 거침없는 독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너목들’은 24.1%의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간 SBS 드라마 부진을 잠재우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단 시청률 뿐 아니라, 그의 연기력, 패션, 어록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보영은 극중 직업인 변호사로서의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 사랑에 빠진 여자의 러블리한 모습 그리고 이종석에게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엉뚱함을 보이는 반전 연기로시청자를 흡수하며 안방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저력을 보였다.
상황에 따른 정확한 표정, 눈빛, 말투를 선보이는 이보영의 연기가 극의 몰입도를 높여줄 뿐 아니라 이야기의 전체흐름을 이끌어가는 주축이 되고 있다는 평을 얻었다.
막을 내린 장혜성의 이야기. 이보영은 다시 출발선상으로 옮겨졌다. 더 커진 대중의 기대. 우려의 시선은 없다. 그간 연기철학 고수로 이를 씻어냈다. 저력을 보여준 이보영. 그가 앞으로 어떤 옷으로 입고 장혜성의 그림자를 지울 지 주목된다.
최준용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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