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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유일하게 못만드는 것은? '명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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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애플의 아이패드, 프라다의 핸드백까지 모두 만들어낼 수 있는 중국이지만 유일하게 못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중국 토종 명품 브랜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부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토종 명품 브랜드가 턱 없이 부족하다며 ▲신뢰할 수 있는 (재료)공급망 부재 ▲숙련된 장인의 부재 ▲기업들의 인내력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는 의류 브랜드 익셉션(例外·EXCEPTION), 조각상 및 핸드백 브랜드 X+Q, 생활용품 브랜드 샹시야(上下·SHANG XIA), 쥬얼리 브랜드 키린(麒麟·Qeelin) 등 몇 개의 떠오르는 토종 명품 브랜드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모두 성장 초기 단계다. 익셉션의 경우 최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러시아 순방에 나섰던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이 브랜드의 옷을 입어 인지도가 반짝 상승했다.

명품 브랜드의 생명은 고품질 재료이지만, 중국에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재료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제품이 쓰레기로 전락하거나 납품기일이 서너달 늦춰지기 일쑤다.

X+Q 브랜드를 만든 두 아티스트 샹징(向京)과 취광츠(瞿廣慈)는 이러한 이유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과 홍콩 백화점 레인크로포드에 입점해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기까지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고 털어놨다.
중국에는 오랜 기간 한 가지 일에 정성을 쏟아 숙련되고 전문적 기술을 갖춘 장인도 찾기 힘들다. '시계와 보석' 처럼 두 가지 아이템이 접목된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장인은 더욱 보기 힘들다.

중국 디자이너 데니스 찬과 함께 쥬얼리 브랜드 키린을 만든 기욤 브로샤르는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 장인을 찾기 어려워 중국적 영감을 바탕으로 프랑스에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이익을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일은 꺼려한다"고 덧붙였다. 변화 속도가 빠른 중국 고용시장은 한 가지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한다. 중국 고용시장에서 직장인의 연간 평균 이직률은 19%를 기록, 장인이 많은 독일 5%의 4배 수준이다.

브랜드가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달려면 오랜 시간을 거쳐야 하지만 중국 브랜드들은 이 시간을 견뎌낼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클 구사츠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CEIBS) 교수는 "중국인들은 3년 안에 브랜드를 성공시키길 원하지만 보통 명품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15~3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 중국 브랜드를 사랑해 줄 중국인 부자들이 많다는 점은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은 자국산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선호도 또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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