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청회는 서울시교육청이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마련된 혁신학교 평가안에 대해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 이미 서울 시내 혁신학교 10곳에 대해 감사를 벌인 바 있는 등 혁신학교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공청회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교사들과 한국교육개발원 간에 비아냥과 고성이 오갔다. 내용은 물론 진행절차에서도 양측은 부딪쳤다. 평가안에 대해 '의견 표명'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로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때문에 가뜩이나 충분하지 않은 공청회 시간을 갉아먹었다.
교사들의 불만이 타당한지는 앞으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의견과 비판을 경청해야 할 당사자의 무성의한 태도가 문제였다. 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담당 장학관은 공청회 도중 자리를 뜨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날 공청회는 왜 개최한 것인지 납득하기 힘들었다. 확정된 평가안을 발표하는 설명회가 1주일 뒤로 잡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날 제기된 의견들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상황이었다. 혁신학교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혁신학교가 적잖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에게 '공교육의 새로운 희망'으로 평가받고 있다면 이에 대한 재검토는 치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는 그런 기대에 의문이 들게 만들었다.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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