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벽산건설은 장 시작부터 하한가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9일 2만4600원에 마감됐던 주가는 7990원까지 밀렸다. 같은 기간 건설업종지수는 128.90에서 129.35로 소폭 올랐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건설주들을 추가로 끌어내릴 대형 악재도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17일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벽산건설이 유일했다.
하한가 행진 시작일인 지난 10일 주가는 2만4100원에서 시작해 2만950원에 마감됐다. 출자전환을 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당 1만5000원에서 2만원 가까이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출자전환 과정에서 일정부분 탕감한 것을 감안하면 손익단가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보호예수 해제직전의 주가는 매력적인 수준이었다.
5월초까지 1만5000원 안팎에서 움직이던 벽산건설은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 부각에 6월7일 장중 5만500원까지 폭등했다. 5월초 금리인하에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무드를 탄 주가는 매각 기대감이 더해지며 이상 급등을 지속했다. 회사측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M&A를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중이라고 밝히며 주가에 기름을 부었다.
보호예수가 풀린 주식들의 발행가격인 액면가가 5000원임을 감안하면 추가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액면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이날을 포함해 3일 연속 하한가를 더 기록해야 한다. M&A 기대감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1/5토막, 1/6토막의 아픔을 맛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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