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파트너사 지분 인수 일방적 이사회 결의 후 번복…코오롱글로벌 "상호 합의없었다"
3일 SK그룹에 따르면 집단에너지사업 계열회사인 SK E&S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개최해 합작 파트너사인 코오롱글로벌의 김천에너지 지분 30%(420만주)를 210억원에 취득, 보유 지분율을 기존 50%에서 80%로 확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취득 방식은 장외거래다.
양사 간 갈등은 SK E&S의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가 발단이 됐다. SK E&S가 파트너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코오롱글로벌 측 지분 인수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오롱글로벌 측은 파트너십을 무색케하는 경영판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달부터 상업운전을 가동한 김천에너지의 지분은 여전히 양사가 모두 50%를 들고 있고, 우리 회사는 SK E&S와 지분 매매를 상호 합의한 적이 없다"며 "SK E&S가 이사회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은 관련 사업부, 이사회, 공시 담당 업무부서의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양사 간 엇갈린 입장에 대해 업계는 이른바 '돈 되는 사업'에 SK E&S가 무리수를 뒀다는 시긱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파트너사 간 지분 관계는 반드시 상호 합의를 전제로 진행돼야 하는 민감한 부분"이라며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수익이 창출되는 시기에는 이를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지만 (SK E&S의) 일방적인 이사회 결의, 통보는 파트너십이 결여된 조치"라고 말했다.
김천에너지 열병합발전사업은 산업은행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액을 감안할 경우 전체 사업규모만 2400억원대에 달한다. 연간 약 145만t의 증기를 생산해 김천산업단지 내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한 9개 업체에 공정용 스팀을 공급하게 되며, 약 47만㎿h의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판매한다.
특히 열병합발전사업이 SK E&S와 코오롱글로벌 모두에게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의미를 갖는 점도 지분 관계를 둘러싼 양사 간 대립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첫 열병합발전 시공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합작에 나섰고, SK E&S는 2011년 3월 기공식 당시 김천에너지 합작과 관련 "기존 도시가스 사업을 뛰어넘어 에너지사업 분야의 선도 사업자로 거듭나는 초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SK E&S는 코오롱글로벌 측과의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뒤늦게 '이사회 의결일로부터 7일내에 모든 열수요처와 열수급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면 본 의결의 효력은 상실된다'는 내용의 기재정정 공시를 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치즈가 피자에서 안 떨어지게 접착제 쓰세요"…'...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