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장률 둔화에 역할 더 커질 듯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휘발유 가격, 택시 기본 요금, 현재 건설 중인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의 규모를 결정하고 각종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실세' 부처가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國家發展和改革委員會ㆍ이하 발개위)다.
중국 경제정책의 산실인 발개위가 얼마나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경제상황에 달려 있다. 성장에 '빨간불'이 켜지면 발개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통과시켜 경기부양에 앞장 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발개위가 주도할 경제 구조조정은 경제모델을 더 합리적으로 전환해 경제의 질적 발전에 도움이 될 듯하다.
현재 발개위는 정부 역할 축소를 원하는 리 총리의 힘에 밀려 잠시 고개 숙인 것처럼 보인다. 국무원은 지난달 117건의 행정 승인을 하급 부처에 위임했다. 승인 절차 간소화를 위해서다. 그 결과 국무원이 지난달 승인한 신규 프로젝트는 4건에 불과했다. 1년 전 239건에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국무원은 지난달 발개위가 내놓은 도시화 계획을 개혁과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퇴짜 놓았다.
그러나 발개위의 역할이 전혀 축소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케니스 리버살 수석 연구원은 "발개위가 중국에서 가장 힘 센 부처"라고 평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루이스 쿠이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의 경제개혁에 발개위가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원은 연말께 몇몇 경제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발개위 개혁도 들어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발개위 주임(장관급)에 쉬샤오스(徐紹史) 전 국토자원부장을 앉힌 것도 경제개혁 차원에서라고 풀이했다.
20여 년 동안 발개위에 몸담으며 발개위 위원장까지 지낸 마카이(馬凱) 현 금융부총리가 아니라 발개위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쉬 전 부장이 정책 결정과 개혁을 동시에 지원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 조직 개편안에서 발개위가 인구계획생육위원회의 인구정책 기능을 흡수한 것도 인구정책이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요소라는 점으로 볼 때 발개위 기능이 더 강화된 것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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