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거래절벽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강남 개포동 일대는 오히려 주택가격 하락으로인한 거래량 증가가 있을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가격 낮아지는 게 취득세 감면 혜택보다 나을 것 같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4·1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6월로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되면서 강남구·송파구·서초구 부동산 시장에는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개포동 일대는 오히려 주택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거래 증가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6월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됐다. 올 1월부터 정부가 적용한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 1% ▲9~12억원은 2% ▲12억원 초과 주택은 3%였다. 하지만 이달부터는 원래 취득세율이었던 2~4%로 환원됐다.
개포주공 1단지 일근 공인중개사들은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후에도 거래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취득세 감면 받으려고 6월 구입한 사람도 있지만 7·8월에 가격이 더 하락하면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의 경우 42.55 ㎡ (12.87평)는 지난 24일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경우 취득세율이 1% 오르면 620만원의 취득세가 올라간다. 하지만 혜택이 종료되면 아파트 값은 1000만원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취득세 감면 혜택보다 주택을 싸게 사는 게 이익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서초구 반포동·강남구 도곡동 일대는 '막차타기' 거래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런데다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되며 이 달부터는 거래절벽이 예상된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지금으로써는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혜택을 받기 위해 아파트 매수에 나선 사람들은 이미 5월 말로 끊겼다. 혜택을 위해서는 6월 말까지 등기접수가 마무리 돼야 하는데 잔금을 지불하고 등기 접수를 하기까지 보통 1~2개월 걸리기 때문이라는 것. 서울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는 4월 28건·5월 15건·6월 7건으로 4월부터 거래량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도곡동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훼미리 아파트는 4월 1건·5월 0건·6월 1건이, 도곡동 경남아파트는 4월 2건·5월 3건·6월 1건의 거래가 있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아파트 거래량에는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한 셈이다. 반포훼미리 아파트 인근 C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취득세 감면보다는 침체된 경기가 거래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이미 얼어붙어있는데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되니 (매수를)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말했다.
도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사장은 "법을 놔두고 세제 감면 혜택을 내놓은 것 자체가 유명무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취득세가 조금 내려간다고 거래량이 변하는 게 아니라 얼마 안 있으면 취득세가 또 낮아질 것이라는 (시장의)기대심리가 있다"며 "이는 단 한번도 취득세율이 고정적으로 시행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그 이전까지는 거래가 거의 씨가 마를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잠실동 중개업소 사장은 "취득세율을 영구 인하한다고 하니 집값이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그때 사들이면 일석이조 아니겠느냐는 손님들이 있다"면서 "이래저래 침체된 시장에서는 무엇을 발표해도 비관적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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