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유엔(UN)군의 일원으로 6ㆍ25전쟁에 참전했다. 이 땅에 온 그들은 황실 근위병들이었다. 화천, 금화, 양구, 철원 등 강원도의 최전방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는데, 한국전 참전 16개국 중 유일하게 포로가 없을 정도로 에티오피아군은 용맹스러운 부대였다. 에티오피아는 6037명이 참전해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다쳤다. 전쟁이 끝난 뒤 귀국한 참전용사들은 셀라시에 황제로부터 아디스아바바의 북쪽 웨레다 지역에 정착할 땅을 받아서 살아 왔다. 그런데 1974년 멩기스투의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들 참전용사들은 뜻밖의 시련을 맞았다. 북한을 상대로 전투를 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고 연금도 끊긴다. 살아남기 위해 정든 마을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참전용사들은 정부에서 악마취급을 하는 바람에 가장 치욕스럽게 살았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전 참전용사 중 생존자는 1500여명. 이 중 코리안빌리지에 참전용사와 그 후손들 100여가구가 어렵게 살고 있다. 전쟁이 끝난 지 벌써 60년이 지났지만 이들 참전용사들의 삶은 힘겹다. 대한민국과 자유를 위해 몸 바친 이들을 우리는, 기억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사진은 언론사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박상문(1958~ )씨가 2007년에 찍었다. 동강사진전 '기억과의 전쟁'에 전시될 작품이다.
창간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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