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시험결과가 조작된 불량부품 때문이라는 가동 중단 사유는 더 어이없다.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 납품에 이어 시험결과를 위조한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또 드러났다. 더구나 문제가 된 제어 케이블은 원전 사고가 날 경우 원자로 내 핵연료 냉각을 막고 외부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 설비에 차단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설비다. 지난달 내부 제보가 있어 밝혀냈으니 망정이지 방사능 물질 유출 차단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대외신인도 하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부품인증서부터 시험결과 조작까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부실은 향후 해외원전 수주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경쟁국인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주춤했던 전열을 정비해 인도 원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상태다.
이번에 부품 시험결과를 위조해 합격시킨 곳은 부품 검증을 맡은 국내 시험기관이다. 불량품을 가려내랬더니 되레 도운 셈이다. 부품 제조사-부품 검증기관-시험성적서를 감수한 한국전력기술-한국수력원자력에 이르는 '원전 마피아' 조직에 대한 대수술이 요구된다.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파헤쳐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관련자는 형사처벌해야 마땅하다. 2013년 5월28일을 '한국 원전 국치일'로 정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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