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투자자 신뢰 잃고 자진상폐 기업도 나와
오는 7월 코넥스 출범 앞두고 더욱 위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코넥스 출범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 전문 장외거래시장인 '프리보드'의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상장 대상기업 대부분이 겹치는 가운데 공시의무 항목이 간소화되고 세제혜택을 부여받을 수 있는 코넥스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28일 금투협에 따르면 프리보드에 등록된 지정기업은 현재 49곳(지정종목 수 57개)으로 지난 2000년 출범 초기 184개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현재 시가총액도 5196억원 규모로 1조5000억원을 웃돌던 지난 2000년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공시 게시판에서도 투자와 관련된 호재성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기공시 서류 미제출로 인한 불성실공시나 지정해제에 대한 내용만이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출범 초기부터 프리보드에 상장해 온 한 기업체 관계자는 "출범 이후 기업 대표단을 중심으로 수차례 건의를 했지만 반길만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상장 요건을 갖추기 위해 외부감사 비용만 2000~3000만원 가량 들어가고 있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바이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름만 올려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까지 자진상장폐지를 택한 기업이 10개사에 이른다. 지난해 자진상폐를 결정한 한 기업체 대표는 "혹시나 살아날까 하고 몇 년을 기다렸지만, 결국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로부터 고소만 당했다"며 "아무도 돈을 못 벌고 비용만 지출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누가 상장하려 하겠냐"며 꼬집었다.
실제로 올들어 프리보드에 신규 상장한 업체는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관리주체도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수 금투협 프리보드관리실장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코넥스 출범을 앞두고 있어 당장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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