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 22일 열린 제2차 실무위원회 회의에서 대기업 계열 외식업체의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권고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대기업)과 일반(직영중심)·프랜차이즈(가맹중심) 중견기업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역세권 반경 100m이내에서만 신규 출점이 가능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역세권 반경 200m이내로 제한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 매장 기준으로만 봐도 역세권 100m 이내에 들어가있는 게 20% 밖에 안된다"며 "나머지 80% 매장이 역세권 100m 밖에 있는데 그만큼 역세권 바로 코앞에 낼 수 있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물 3~4개만 지나면 100m거리 밖이다"라면서 "매장을 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되어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기업 외식업체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골목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도 '골목상권보호'라는 명목으로 무조건 역세권 100m 안에만 출점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반위 권고안에 따르기야 하겠지만 결국 '윈윈'은 되지 못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2만㎡ 이상인 복합다중시설에만 입점시키라는 주문도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이다.
외식업체 한 관계자는 "강남에서도 2만㎡를 넘는 건물은 손에 꼽는다"며 "이들 건물들은 임대료도 상당해 객단가가 높지도 않은 음식장사로 어마어마한 임대료를 감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입점할 수 있는 장소선택의 폭이 대폭 제한되면서 입점 가능한 건물의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지고 임대료만 부풀려질 것이라는 염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번 안이 확실시 될 경우 이들 대기업들은 기존의 전략 대신 새로운 판을 짜야한다.
애슐리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아웃렛과 대형마트 등에 입점해있는 경우가 많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주부들을 공략하기 때문. 그러나 역세권 100m 이내 출점해야 할 경우 역세권 100m 밖으로 밀려난 아웃렛매장이나 대형마트에는 입점하기 어려워진다. 당연히 기존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슐리를 운영하는 이랜드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며 "외식업에 있어서의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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