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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과 乙 사이, 골병드는 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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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론을박 수렁 속 싸움 중단 호소나선, 또 다른 '을'의 피눈물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황준호 기자, 조슬기나 기자]'갑의 횡포'에 따른 '을의 반란'이 시작되면서 이들 사이에 낀 또다른 '을'들이 들고 일어섰다.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또다른 '을'들이 '갑을'간 싸움 중단을 호소하는 등 대한민국 산업계가 갑론을박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남양유업 1500개에 달하는 대리점주는 제3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갑의 횡포에 공동대응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동의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인 영세 대리점주들이 많다보니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의 한 대리점주는 "남양유업 영업직원의 폭언과 밀어내기 관행이 불거진지 보름이 지났지만 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죽을 맛"이라며 "본사가 이번 피해에 따른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한 대리점주는 "이미 여러 거래처가 끊겼다"며 "물량은 넘치는데 수요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갑중의 갑으로 불리는 노조의 요구로 피해를 보고 있는 현대ㆍ기아자동차 1ㆍ2차 협력업체들은 호소문을 발표하면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달라고 나서기까지 했다.

현대ㆍ기아차 '을'들은 "협력사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역지사지 입장에서 특근을 정상화 해 달라"고 현대기아차 노사에 간곡히 요청했다. 현대ㆍ기아차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1ㆍ2차 협력사는 지난 3월부터 무려 10주째 이어진 노동조합의 주말특근 거부로 생존위기에 처해 있다. 특근수당을 만원이라도 더 받겠다는 노조의 만원전쟁이 영세한 협력사들의 생존전쟁으로 바뀐 셈이다.

현대ㆍ기아차 연관업체는 1차 협력사 400개, 2차 3000개 등 총 4700개사에 달한다. 고용 규모만도 25만명으로 추정된다.

귀족노조를 넘어 '갑'으로 분류되는 현대ㆍ기아차 노조는 협력업체 입장에서 보면 '상전(上典)'이나 다름없다.

현대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협력사들은 주말특근은 고사하고 평일근무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말특근 거부는 영세한 협력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CJ대한통운 전국 개인택배사업자 및 대리점장들도 '갑질'과 '을질' 사이에서 등터지기 직전이다.

CJ대한통운(갑)의 운송수수료 인하 및 불합리한 패널티제도에 반기를 든 택백기사(을) 사이에 낀 또다른 전국 개인택배사업자 및 대리점장들은 "회사의 수익성 보장 및 금전적 패널티 폐지 등 약속을 신뢰한다"며 "명분 없는 배송거부를 중단하고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더 이상 배송거부 사태가 지속된다면 전국 1만2000명의 택배 종사자 전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배송 중단 택배기사들에게 경고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이어 "일부 이탈 배송기사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고 집배송 구역 재조정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CJ대한통운 측에도 촉구했다.

배송 중단에 나선 택배기사들은 총 1만2000여명의 CJ대한통운 소속 중 500여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100명 중 4명 정도지만 배송 중단이 장기화되고 택배 배송 물량이 많아진다면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거나 집배송 구역을 재조정해서라도 배송은 제시간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황준호 기자 rephwang@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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