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채권단 내부에서도 ㈜STX의 자율협약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사업형 지주회사지만 현재 하고 있는 무역업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개인이 책임을 져야하는 회사채에 대해 채권단이 지원하는 건 맞지 않다고 일부 채권은행은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망이 불투명했던 ㈜STX에 대한 자율협약이 큰 고비를 넘김에 따라 나머지 계열사 자율협약과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인다. 우선 ㈜STX와 함께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중공업과 STX엔진에 대해선 STX조선해양과 꾸준히 거래하는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채권단은 16일께 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채권단 동의를 얻어 자율협약을 앞둔 상황에서 채권단 차원의 실사가 어떤 결과로 나올지다. 현재 STX조선해양에 대해 채권단 자율협약을 앞두고 실사가 진행중이다. 채권단은 재무제표 상 드러나지 않는 부실을 찾는 한편 상환가능성 등을 따져 지원규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사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부실규모가 크면 자율협약이 중단될 수 있다고 산은은 밝힌 적이 있다.
당장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력 등을 감안해 우선 STX에 대해 지원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향후 그룹 구조조정 진행속도에 따라 채권단 분위기가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 해외조선소 등 국내 조선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을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업황부진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분매각 등을 통한 자금유치는 현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동결ㆍ복리후생비 축소 등 그룹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비상계획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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