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중 최고.. 핫머니 유입 가능성 당국 긴장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5원 하락한 1083.0원으로 출발했다. 닷새 연속 하락세다. 한달만에 50원 이상 빠질 정도로 하락세도 가파르다. 외환당국자가 전일 "최근 환율 흐름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환시장 변동성을 불필요하게 확대시키려는 세력이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화의 최근 한 달 기준 상승률은 4.9% 다. 30개국 가운데 자국 통화가치가 1% 넘게 상승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이다. 상승률도 루마니아(2.59%), 말레이시아(2.58%), 대만(1.78%), 영국(1.49%), 캐나다(1.22%), 필리핀(1.08%) 등 대부분이 한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원화가치 상승은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에 제약이 적은데다가 우리나라가 신흥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엔저를 유도하고 있다. 원고와 엔저가 겹쳐 원ㆍ엔 재정환율은 4년8개월만에 100엔당 1100원이 붕괴했다. 일각에서는 원고ㆍ엔저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원화가치 상승과 금리 차익을 노린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환율이 실물과 괴리된 상황에서는 외부충격에 취약하다"면서 "당장 수출에 미칠 악영향보다 훨씬 큰 재앙"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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