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 탔던 작품들 연이어 재개봉..신규 관객 + 고정 마니아층 확보해 인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 주말, 직장인 오지혜(30) 씨는 극장에서 뤽 베송 감독의 '레옹'을 봤다. '레옹'은 1998년 2월 개봉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데, 이달 11일 18년만에 재개봉했다. 무수한 신작 영화를 제치고 오 씨가 '레옹'을 선택한 이유는 '그 때 그 영화'를 놓쳤기 때문이다. 오 씨는 "개봉 당시에는 중학생이어서 청소년관람불가인 이 영화를 볼 수가 없었다. 이후에도 주변 사람들이 '레옹' 이야기를 많이 해서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 때 그 영화'들이 다시 극장을 찾고 있다. 개봉한 지 10년도 훌쩍 넘은 추억의 영화들이 속속들이 관객들과 재회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복고' 바람과도 일맥상통한다. 2013년도에 만난 '그 때 그 영화'는 '러브레터', '레옹', '4월이야기' 등이 있으며 '니모를 찾아서', '노킹 온 헤븐스 도어'도 개봉 예정이다.
또 재개봉 작품 가운데서는 개봉 당시 상영등급 및 사회적 정서 등을 고려해 편집됐던 부분을 무삭제판으로 들고 나와 골수팬들의 환영을 받은 영화들도 있다. 지난해 11월 다시 극장을 찾은 루이 말 감독의 문제작 '데미지'는 1994년 개봉 당시 삭제된 7군데 장면을 모두 복원해 상영됐다. 아들의 연인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설정 자체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영화는 1992년과 1993년에 걸쳐 2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 '레옹' 역시 1995년 개봉작보다 23분이 추가된 버전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무삭제 버전에서는 고독한 킬러 '레옹'과 10대 소녀 '마틸다'와의 관계가 보다 솔직하고 대담하게 표현됐다.
이밖에도 픽사의 인기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는 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3D버전으로 소개된다. 1990년대 최고의 명작이자 유럽의 대표 버디 로드무비로 손꼽히는 '노킹 온 헤븐스 도어'도 15년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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